강균성 "돌+아이 같다? 고작 이 정도로요?"[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3.26 14: 57

그룹 노을의 강균성(34)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 진실함 때문일 것이다. 온 몸을 던져서 웃음을 주면서도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때는 또 그 웃음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진지하다. '어떻게든 웃겨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없는 편안한 모습 때문에 그의 모습이 더 진실하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만난 강균성 역시 방송에서 보여주던 모습 그대로, 전혀 변함없는 사람이었다.
찰랑이는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OSEN 사무실의 문을 연 강균성. 특유의 반짝이는 눈망울과 힘찬 인사가 단숨에 사무실 공기를 바꿔놨다. "으하하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와중에 사진 촬영을 마친 그를 만나자 절로 미소가 지어질 정도였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강균성은 꾸밈이 없는 모습이라 더 반가웠다. 노을의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로서 오랜만에 예능에서 '빵' 터진 그를 만나는 것은 낯설기도 했지만, 추억의 책장을 펴보듯 익숙한 부분도 꽤 있었다. 물론 더 깊어진 강균성의 가치관을 나누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마치 한 시간의 유쾌한 강의를 들은 것 같았다. 장담하건데 강균성이 선생님이 됐다면 학생들에게 꽤나 인기를 끌었을 거다.

최근 예능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강균성은 '늘 했던 대로,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노을에서는 데뷔 때부터 예능 담당을 했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전혀 새롭지 않지만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것. 그러면서도 내재돼 있는 더 특이한(강균성은 스스로 '돌아이'라고 표현했다) 면이 있다고 했다.
"저를 깊게 아는 사람들은 제 모습 그대로 방송에 나왔는데 사랑받으니까 기분 좋다고 해주시죠. 억지로 만든 모습이 아니니까요. 제가 예능에 나온 모습을 보고 '돌아이' 같다는 반응도 있는데, 주변에서는 '고작 저 정도로?'라는 반응이에요(웃음). 사실 친한 사람들은 제가 더 '상돌아이'라는 것을 알죠.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더 독특한 면이 나올 때도 있죠. 콘서트에서는 방송보다 심하고, 친한 사람들과는 조금 더 심해요."
강균성 스스로는 자신을 '돌아이' 같은 면이 있다고 표현했지만, 직접 만난 그는 한 마디로 유쾌했다. 자신의 인생관,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진지하고 솔직했고(적절한 비유법을 이용하며), 터져 나오는 끼를 주체하지 못했다. 인터뷰 중간 중간 온 얼굴 근육을 이용한 엽기적인 표정을 짓거나, 또 웃음소리에 대해 언급하자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들려주기도 했다. 거침없는 표현을 말할 것도 없고.
예능에서 보여줬던 여러 성대모사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또 한바탕 웃음을 줬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예능 속 모습 그대로, 그야말로 웃기기 짝이 없는 순간이었다.
"박진영 형에게는 미안하죠. 제가 너무 과장되게 흉내 냈잖아요. 김장훈 형은 얼마 전에 SNS에 고맙다는 글을 남겼더라고요. 제가 흉내 낸 후에는 콘서트 표가 팔린다고요(웃음)."
입담 좋은 강균성이 하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아기들과 함께 만드는 예능. 아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강균성과의 '케미'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아기를 좋아하는 만큼 빨리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아기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요. 아이들을 좋아해요. 사실 더 건강할 때 아이를 갖고 싶어서 결혼도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이죠. 저와 코드가 맞고, 청순한 분이 좋아요."
이런 요소 요소가 합쳐져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그는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지난달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출연으로 대중에게 다시 한 번 예능감을 각인시키더니, '무한도전' 새 멤버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더불어 최근에는 종합편성채널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통해 고등학생으로 돌아갔다. 강균성이 나올 때마다 관심과 이슈 독차지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너무 재미있었어요. 원래 청소년에게 관심이 많아요. 청소년은 우리나라의 미래잖아요.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에 관심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과천외고에 갔었는데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에요. 그런데 무엇을 목적으로 열심히 하느냐가 중요하잖아요. 열심히 해도 방향이 조금 틀어져 있다면 점점 벌어지게 되죠. 열심히 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지 점검해보라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죠. 권력이나 돈이 많으면 다 좋을까요?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게 더 중요하잖아요. 촬영하면서 만난 친구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줬죠. 지금도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촬영하면서 재미있었던 프로그램에 대해 묻자 돌아오는 답은 너무 진지해 더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강균성 특유의 초롱초롱한 눈빛 때문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의 말이 설득력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더불어 특유의 재치까지 더해지니 마치 재미있는 수업을 듣는 것처럼 학창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강균성은 인생에서 무엇보다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느냐. 이른바 강균성의 '알맹이론'이다. 하나 하나 자신의 가치관, 신념을 설명하는 모습이 확신에 차 있었고, 설득력이 있었다. 이렇게 말을 잘하니, 괜히 예능 대세가 아니다.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고 좋아해줘서 고맙죠. 저도 부족했을 때는 인기를 얻고 싶고,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인정받는 것에 매달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추구해야 할 것, 쫓아야할 것이 어떤 삶인지 알게 된 것 같아요. 알맹이가 중요하잖아요. 알맹이가 있어야죠. 어떤 삶을 살든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치관이라는 게 보고, 듣는 것에서 형성되잖아요. 그래서 음악 할 때도 진짜 메시지를 담아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음악에 마인드를 심어야죠. '마지막인 것처럼'이라는 노래도 그렇게 작업했어요. 가사에 그대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바로 관계에 대한 거예요. 친구와 연인, 가족 누구든 될 수 있죠."
그렇다면 강균성은 그가 바라보고 있는 가치관, 인생의 어느 지점까지 도달했을까. 그는 원석이 보석이 되듯, 아직 다듬어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예쁘게 빛나는 보석에 가까워지기 위해 열심히 자신을 갈고 닦는 중이라는 것.
"다듬어지고 있는 과정이죠. 원석 같은 느낌이요. 원석이 다듬어졌을 때 보석이 되는 거잖아요, 다듬고 있는 과정 속에 있는 거예요. 아플 수도 있고, 고통이 따를 수도 있는데 다듬어졌을 때 나는 빛을 얼마나 많은 사람을 따듯하게 해주는지, 노을처럼요. 하하하하."
이렇게 진지한 강균성 안에 그런 예능감이 잠재돼 있다니 놀라운 면도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양 극단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까.
여러 면에서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강균성은 가수(노을)와 예능인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며 활동 중이다. 오는 28일 부산 콘서트를 마친 후, 5월에는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른다. 무엇보다 강균성이 바라고 있는 것은 소극장 콘서트와 신곡 발표. 어쩌면 강균성과 노을 멤버들의 유쾌함을 담은 신나는 곡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난 1월 노을이 1년 2개월 만에 나왔는데 공백이 길었던 것 같아요. 노을의 음악도 자주 들려줬으면 좋겠어요. 가을, 겨울 전에 따뜻한 날에 신나는 노래에 도전해보고 싶고요. 그리고 공연도 많이 하고 싶어요. 부산 콘서트가 남았는데, 끝나면 소극장 콘서트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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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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