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두나가 아시안필름어워즈(AFA) 여우주연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배두나는 27일 오전 자신의 SNS에 사진 한 장과 장문의 글을 남겼다. 사진은 출연작 '도희야' 촬영 현장을 담고 있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배두나의 진지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배두나는 "처음 '도희야' 촬영에 들어갔을때 몇몇 스태프들이 조심스레 나에게 물었다. 이 영화를 왜 선택했느냐고. 시나리오만 보고는 잘 모르겠는데 배두나가 선택했다기에 뭔가 있구나 싶어 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책임감이 들었다. '두고보세요 이영화는 좋은 영화가 될거예요!' 라고 호기롭게 던져놓고 속으로는 미친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건 오로지 나만의 선택이었다. 주위의 아무도 이 노개런티의 저예산영화를 권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이젠 내 선택에 오롯이 나자신만 책임지면 되는 때는 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인지 촬영 내내 긴장하고 골몰하고 지나치게 집착했었다. 감독님은 날 믿어줬지만 영남캐릭터를 그렇게 연기하는 나를 이해 못했던 스태프들도 간혹 있었다. 깜깜한 극장에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집중해서 볼 관객들을 대상으로 연기하는 입장에서 현장 스태프들까지 다 이해시키기는 나의 내공으론 아직 어렵다. 제작자이신 이창동 감독님도 촬영중반 현장에 방문하셨을때 진지하게 영남 캐릭터에 대해 걱정하신적이 있으시고, 조감독님도 시사회가 끝난 이후 내가 촬영장에서 왜 그렇게 연기했었는지를 영화를 보고나서야 이해하셨다고 하셨다. 내가 선택한 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위의 염려에 흔들리지않고 곧게 나아가야 할때는 사실 외롭다"고 밝혔다.
또 "금계백화영화제때도 놀랐지만 근래 춘사영화상과 그리고 어제 아시안필름어워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서는 오늘 계속 '도희야' 촬영 때 생각이 난다. 결코 시상식용 열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큰상을 주신 것에 대해 얼떨떨하다. 어깨를 토닥거려주는것 같고 큰 격려를 받는것 같다. 우리 영화에 대한 내 간절한 마음이 전달된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정말 감사하다. 두달동안 나를 너무 사랑해줬던 '도희야' 스태프들 얼굴이 막 머리속에 스쳐지나간다. 좌우명이 "작은 찬사에 동요하지말고 큰 비난에 아파하지말자"이지만 이건 큰 찬사니까 오늘밤까지만 이 기분 누려야지. 그리고 내일부터는 다시 잊고 나 자신으로 돌아가야지"고 마무리했다.
배두나는 지난 25일 중국 마카오 베네시안 리조트 베네시안 극장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안필름어워즈(AFA)에서 영화 '도희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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