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돈 PD가 유제품 광고촬영과 그릭 요거트 방송시기가 맞물려 논란에 휩싸이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JTBC가 공정한 탐사보도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이영돈 PD가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중단시키고 이후 아직까지 입장변화가 없기 때문.
이영돈 PD는 지난 15일과 22일 2주에 걸쳐 JTBC ‘이영돈 PD가 간다’를 통해 그릭 요거트에 대한 방송을 했다. 그런 그가 유제품 광고의 모델로 나섰고 지난 25일 해당 광고가 전파를 탔다.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탐사 보도 프로그램 진행자가 프로그램 기획 주제가 될 수 있는 음료 광고를 촬영했기 때문에 네티즌들은 홍보를 위한 방송이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JTBC 측에서는 지난 26일 “탐사 프로그램의 특성상 연출자이자 진행자인 이영돈PD가 특정 제품 홍보에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며, 탐사 보도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의 광고 모델로 나선 것은 공정한 탐사 보도를 원하는 시청자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판단한다”며 ‘에브리바디’와 ‘이영돈 PD가 간다’ 방송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이영돈 PD는 “촬영한 광고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서 그릭 요거트 방송을 한 건 아니다.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그런 마음은 전혀 없었다. 광고 촬영한 제품 자체로 훌륭한 제품이라고 판단했고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점에 문제가 생겨서 오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JTBC 측은 다음 날인 27일에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JTBC 측 관계자는 OSEN에 “공식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영돈 PD와 프로그램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얘기가 진행된 건 없다. 다음 주쯤 구체화될 것 같다”고 밝혔다.
JTBC의 입장이 강경한 가운데 JTBC가 과연 이영돈 PD의 손을 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TBC는 교양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이영돈 PD와 계약하고 타 종편보다 약했던 교양 살리기에 나섰다. JTBC는 예능과 드라마로 완전히 자리 잡았지만 교양부문은 타 종합편성채널 방송사에 비해 유독 약했다. 지난해에는 교양프로그램이 대거 폐지되기도 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이영돈 PD를 영입, 교양부문을 강화시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타 종편은 시청률 상승을 주도하는 중장년 시청자층을 타겟으로 한 교양 프로그램들을 제작, 화제성은 떨어져도 평균 시청률은 JTBC를 앞섰다. 이에 JTBC는 ‘스타 교양PD’인 이영돈 PD를 끌어왔다. 이영돈 PD는 곧 ‘이영돈 PD가 간다’를 기획했고 시청률 4% 이상의 성적을 내놨다. 그러나 JTBC는 이영돈 PD가 사전에 유제품 광고출연을 논의하지 않은 것에 크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듯한 상황이라 쉽게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JTBC가 야심차게 꺼내든 카드의 운명은 JTBC에게 달렸다. 약체였던 JTBC 교양을 끌어올린 카드를 버릴지 아니면 거둬들일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거둬들이자니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것이고 버리자니 JTBC의 대표 교양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거라 아까울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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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