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 썸도 좋지만 주인공은 H4 맞죠?[첫방]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3.28 06: 57

1년 만에 돌아온 '꽃할배'는 무척이나 신선했다. 새 짐꾼 최지우가 투입되며 2개의 시즌과 3번의 여행으로 반복됐던 고정 포맷에 변화가 생겼고, 방송 전 일었던 일부 식상함에 대한 우려는 깨끗하게 불식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서진과 최지우 사이에 '썸'이 피어나는 모습이 꽤 긴시간을 할애해 섬세하게 다뤄졌고, 상대적으로 줄어든 주인공들 H4(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의 분량이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박근형의 인터뷰 발언도 어쩌면 이런 것을 의미했던 것은 아닐까.
지난 27일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편'(이하 '꽃할배') 첫 회가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새로운 짐꾼 겸 가이드로 투입된 최지우가 H4 할배들, 원조 짐꾼 이서진과 만나 그리스 여행전 경유지인 두바리에서의 첫째날을 그려냈다.

최지우의 합류는 단연 돋보였고, 감히 '꽃할배'의 '신의 한수'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최지우는 경유지인 두바이에서 묵을 호텔을 직접 예약하는 것을 시작으로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전망대, 아쿠아리움, 두바이 음악분수 등을 할배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베테랑 짐꾼 이서진을 착실하게 보좌했다.
이 와중에 '썸'의 기류도 감지됐다. 이서진은 최지우를 구박하는 듯 하면서도 볼에서는 보조개가 함몰된 채 제자리를 찾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두 사람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할배들 역시도 "둘이 그림이 좋다"(이순재), "잘 됐으면 좋겠다"(신구), "둘이 잘 맞는다"(백일섭) 등으로 이들의 '썸'을 응원했다. 방송 도중 등장했던 두바이와 그리스에서의 '꽃할배' 차회 예고 영상에도 두 사람은 흡사 연인인듯 연인아닌 연인같은 모습으로, 자꾸만 '썸'의 의혹을 부추겼다.
다만 이서진-최지우의 '썸'에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진짜 프로그램의 주인공 할배들의 몫이 다소 줄어든 감이 있기에 아쉬움은 있었다. 시즌이 거듭된 기존 포맷에 새로운 인물이 얹혀진 만큼, 최지우에 대한 충분한 캐릭터 부여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맞다.
첫 방송에 앞서 박근형이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꽃할배' 시리즈는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꽃할배'에 대해 '노년의 배우들이 배낭을 매고 여행을 가면서 미래에 대한 대비나, 과거 살아온 이야기, 친구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설명을 덧붙이면서. 사실상, 시청자 입장에서도 이는 백번 맞는 말이다.
앞서 할배들의 여행에서 그렇게나 큰 감동을 받았던 것은, 아름답게 펼쳐진 이국적인 경치나 툴툴대는 이서진이 결국 최선을 다하는 모습 외에도, 박근형이 했던 말처럼 존경할 만한 노년의 배우들의 입을 통해 전해듣는 인생의 이야기가 큰 주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꽃할배-그리스편'은 이제 막 첫 번째 회가 끝났다. 첫 회인 만큼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인물간의 관계도 설정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은 모두가 공감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할배들에게 이야기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그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인생, 그들의 설레는 첫 그리스 여행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
gato@osen.co.kr
'꽃할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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