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판 치는 세상이다. 더욱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멤버들이 지나가기만 해도 곧바로 SNS에 포착되고 알려지는게 요즘이다. 더욱이 일반 대중이 아닌, 내부에서의 SNS를 통해 정보가 밖으로 공개되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다. 인기는 바라면서도 알고 싶어하는 욕구를 채우는 것에는 볼멘소리를 낸다. SNS가 활성화된 시대에 스포일러를 두려워 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모습처럼 비춰진다.
최근에는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이자 올해 10주년을 맞아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무한도전'이 '핫'하다. 더욱이 식스맨을 찾는 특집은 '무한도전'이 했던 타 특집 프로그램보다 훨씬 더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10년 동안 많은 대중의 신뢰와 사랑을 받은 만큼 '새 멤버'는 시청자들에게도 방송일이 아니더라도 매회 '알고 싶어 하는' 이슈다.
이에 식스맨 후보자들의 일상은 매 순간 더욱 주목되고 있다. 어떤 후보자들이 만남을 가졌는지, 어떤 방식으로 식스맨을 뽑는지 대중은 궁금하다. 궁금한 만큼 방송당일이 아닌 때에도 이슈가 소위 '빵빵' 터지는 것은 이를 입증하는 대목. 그럼에도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는 '방송으로 확인하라'는 올곧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방송으로 확인해야 한다면 사전 홍보 자료는 왜 배포하는지 아이러니한 일이다.
'무한도전'이 아니더라도 최근 스포일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능프로그램들은 많다. 육아 예능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촬영을 하면서도 "찍지말라", "SNS에 게재하지 말라"며 강하게 경고를 하는 일이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대가 변했다. 제작진과 시청자, 언론과 대중의 실시간 소통이 중요해지고 강력해지는 요즘, '스포일러를 하지 말라'보다는 스포일러에도 재미를 살려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제 제작진이 해야할 일은 스포일러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닌 사전 정보를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자신감이다.
그렇다고 스포일러가 모든 결과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진행 상황이 알려질 뿐이다. 그 속에서 '알고봐도' 재미있다는 것을 지향해야 하는 것이 요즘 예능의 중요한 포인트다.
물론 예능프로그램 속성 자체가 관심을 반기면서도 숨기고 싶은 내용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중적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미 완성해 놓은 창작물에 선택적 투자와 관람이 이뤄져 언론과 예비 관객들간에 암묵적 동의가 있는 영화의 스포일러와 달리, 대중간의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 실시간 소통을 중시하며 만들어가는 예능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여기까지만 공개할게 더 이상 알려고 하지마' 식의 행태가 다소 무의미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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