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 한스푼 추가 됐을 뿐인데 그 '맛'이 또 새롭다. tvN에서 벌써 세 번째 시즌을 이어가고 있는 나영석 PD의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할배'의 이야기다.
지난 27일 첫 방송한 '꽃보다 할배-그리스편'(연출 나영석 박희연, 이하 '꽃할배-그리스편')은 확실히 신선했다. 1년 만에 돌아왔다는 점에서 드는 반가움은 차치하더라도, 새 짐꾼 최지우가 투입되면서 앞서 2번의 시즌과 3번의 여행으로 익숙했던 포맷에도 변화가 가미됐다. 방송 전 일었던 일부 식상함에 대한 우려는 덕분에 깨끗이 불식됐다.
할배들의 캐릭터는 여전했다. 직진본능을 탑재한 서울대 철학과 출신 학구파 맏형 이순재와, 엉뚱하면서도 따뜻한 신구, 가족을 위해 손에서 카메라를 놓지 않는 로맨티스트 박근형, 일단 앉고 보는 막내 백일섭 등은 툴툴대지만 착실하고 믿음직한 짐꾼 이서진의 노련한 가이드로 또 한 번 세계를 누볐다.
여기에 추가된 것은 한류여신 '지우히메' 최지우였다. 사랑스러운 애교는 기본에 직접 만든 노트로 영어 공부를 하고, 가이드 북을 손에서 놓지 않는 등 꼼꼼한 준비성과 노력은 덤이었다. 또한 손수 예약한 두바이 숙소에서 인원수를 잘못 기재해 추가 요금을 내는 등 그녀만의 은근한 허당 매력이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여기에 최지우만 보면 절로 보조개가 만개하는 이서진의 모습과 돈 문제에서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서서히 드러나 앞으로의 본격 짐꾼의 '썸 케미'를 기대하게 했다.
이날 그리스에 가기 전 경유한 두바이의 모습도 이목을 집중케 했다. 관광청 관계자인 두바이 왕자의 도움으로 부르즈 할리파의 전망대서 두바이의 풍광을 즐겼으며, 두바이 몰의 아쿠아리움과 음악 분수쇼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런 기분 좋은 변화는 '꽃할배-그리스편'의 시청률을 첫방송부터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꽃할배-그리스편' 첫 회는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10%, 최고 12.5%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통틀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닐슨코리아, 유표플랫폼 기준)
이는 앞서 '꽃보다' 시리즈 '꽃할배', '꽃누나', '꽃청춘' 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꽃누나' 9.16%(케이블기준)를 훨씬 웃도는 결과물이다. 결과적으로 원조 '꽃보다' 시리즈가 파생된 모든 시리즈를 다시 뛰어넘은 의미 깊은 결과이기도 했다.
더욱이 평소 나영석 PD는 '꽃할배'와 관련해 늘 입버릇 처럼 "연례행사 같은 것"이라며 "할배들이 건강이 가능하면 1년마다 모시고 여행을 다니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시청률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이 참으로 무색(?)해진 놀라운 성과다. 이로써 tvN은 앞서 '삼시세끼-어촌편'을 통해 불금의 시청률 불패 신화를 '꽃할배-그리스편' 첫 방부터 바통을 제대로 이어받게 됐다.
이와 관련해 tvN 측은 "새로운 짐꾼 최지우의 투입이 이서진과 만들어내는 묘한 기류와 더불어 '꽃할배' 자체에도 적잖은 변화를 줬던 것 같다. 그 변화에 더 많은 시청자들이 호응한 것 같다"고 이를 자평했다.
한편, 최지우의 가세로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예고한 '꽃할배'는 다음주 방송에선 두바이 사막 투어와 대망의 그리스 입성 등 본격적인 여행의 모습을 담아낼 예정. 나영석 표 청정 예능의 진수를 보여준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제4탄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은 매주 금요일 밤 9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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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그리스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