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범 “시사 개그 위험?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나” [웃찾사 인터뷰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3.29 09: 00

뉴스 프로그램보다 통쾌한 일갈, ‘웃찾사-LTE A’ 팀이 세태 풍자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안기는 짜릿함이다. S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이 일요일 오후 8시 45분으로 방송 시간대를 옮겼다. 공개 코미디 전통의 강자 KBS 2TV ‘개그콘서트’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지난 22일 첫 번째 대결은 시간대 변경 전보다 시청률이 오르며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저력을 확인했다. 재밌다는 입소문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웃찾사’의 인기 코너 ‘웃찾사-LTE A’ 강성범, 임준혁을 만났다.
-‘웃찾사’가 재밌다는 호평이 많다.
강성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느낀다. 중요한 건 집사람이 입을 열었다.(웃음) 지난 10년간 괜찮다는 이야기를 안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전체적으로 재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활기차게 보인다더라. 예전에는 아무래도 조금은 우울하게 보였나보다. 시간대가 변경된 후 상기돼 있는 거다. 사실 ‘개그콘서트’와 맞붙는다고 했을 때 가뜩이나 코미디 시장이 작은데 서로 경쟁하는 그림이 좋지 않게 보일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좋은 시간대에 가서 다행인 것 같다. 후배들이 아무래도 재능이 많은데도 조금은 위축돼 있으니깐 속이 상했던 것도 있었다. 시간대도 좋으니 잘해보자는 생각이 든다.

임준혁: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동시간대 몰려 있으니 서로 경쟁하는 느낌이 들까봐 우려도 된다. 누군가는 밥그릇 뺏어먹는 것 아니냐고 하시더라. 판단은 시청자들이 하는 거다. 그래도 코미디 프로그램이 몰려 있으니까 서로에게 활력소가 되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 싶다.
 
-강성범은 어떤 선배인가.
임준혁: ‘웃찾사’에서 가장 높은 선배니깐 멀리 있는 숲을 보시는 것 같다. 후배들의 연기를 신경써준다. 후배들의 사기를 많이 신경 쓴다. 선장 같은 느낌이다.
-이 코너는 처음에 어떻게 출발하게 된 건가.
강성범: 처음에는 김형인 씨가 코너를 짰다. 그런데 그 친구가 th 발음이 안 된다.(웃음)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건너왔고 내가 하게 됐다. 이창태 국장님이 ‘네가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하셔서 하게 됐다. 국장님이 사회 풍자는 강자한테 하는 것이라고 하시더라. 약자한테 하는 것은 잔인한 거라고, 우리가 풍자 코너에서 약자를 건드릴 필요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그래서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등 강자를 향한 풍자를 하고 있다.
-시사 코너를 하면 수위 조절이 걱정되지 않나.
강성범: 사실 나는 정치적으로 치우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다. 다만 잘못을 한 사람이 편안하게 사는 게 싫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보면 화가 나는 소시민이다. 그래서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거다. 그냥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싫다. 지인들이 걱정을 하곤 한다. 내가 시사 풍자를 하니깐 위험한 것 아니냐고 말이다. 그게 왜 위험한 것인지 모르겠다.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나 싶다. 내가 음모론을 제기한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풍자하는 것이다. 그조차도 움츠려드는 게 알게 모르게 주눅이 들어 있는 게 아쉽다.
 
-웬만한 뉴스보다 낫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강성범: 예전에 뉴스를 보다 보면 앵커들이 클로징에서 툭 찌르는 한마디가 있었다.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그래서 나도 이 코너에서 그렇게 하고 싶었다. 팩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임준혁: 녹화 당일에도 대본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시사 풍자는 대본이 계속 바뀐다. 그래도 생각이 있는 개그맨으로 보이고 싶다. 힘든 면도 있지만 강성범 선배에게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하고 있다.
-올해 바라는 소망이 있다면?
강성범: 후배들이 만 원 한 장이 아쉽지 않길 바란다. 택시비가 없어서 버스 끊기기 전에 집에 가야하는 후배들이 많다. 술 한 잔 하면서 안주로 나온 곱창을 보면서 놀라진 않게 되길 바란다. 후배들이 행사도 많이 하고 공연도 많이 해서 잘 됐으면 좋겠다. 소위 말하는 연예인이 됐으면 좋겠다. 택시 타는 것 두려워하지 않게 말이다. 밤늦게 끝나면 돈이 없어서 방송국에서 자지 않게 잘 됐으면 좋겠다. 
임준혁: 좋은 시간대로 옮겼으니 더 열심히 하고 싶다. 이제 잘되고 못되고는 우리한테 달려 있는 것 같다. 예전처럼 암울한 시기로 돌아가느냐 안 돌아가느냐는 우리한테 달려 있다. 힘든 시간을 거쳤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장 다음 주 개그가 더 재밌으면 좋겠다.
-‘웃찾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안철호 PD: 우리는 신선함으로 승부할 거다. 우리는 빠르다. 웃기려고 기다리지 말자는 게 ‘웃찾사’의 신조다. ‘웃찾사’만의 개그 문법이다. 유명한 식당 옆에 새로운 식당을 열었는데 뭐라도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차별화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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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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