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강시브 리시브 테테테테~니스’.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따라하게 만드는 힘. ‘웃찾사-배우고 싶어요’ 팀이 가진 매력이다. S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이 일요일 오후 8시 45분으로 방송 시간대를 옮겼다. 공개 코미디 전통의 강자 KBS 2TV ‘개그콘서트’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지난 22일 첫 번째 대결은 시간대 변경 전보다 시청률이 오르며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저력을 확인했다. 재밌다는 입소문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웃찾사’의 인기 코너 ‘배우고 싶어요’ 안시우, 이수한, 이융성을 만났다.
-인기가 높은데 실감하나.
안시우: 너무 없다가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거다.(웃음) 농담이다. 우리 프로그램이 ‘개그콘서트’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있다. 요즘에는 재밌다는 입소문이 돌아서 ‘웃찾사’를 좀 더 호감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이수한: 우리 팀은 팬 연령층이 나뉜다. 시우는 어린 친구들이 좋아하고 나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좋아한다.
안시우: 수한이 형 팬들은 김치전이나 족발을 보내주신다. 통닭도 보내주신다. 맛있게 잘 먹고 있다.(웃음)
-안시우 씨는 목소리를 변형하는데 목소리 건강은 괜찮나.
안시우: 목관리라고 할 것은 없다. 다만 요즘에 목이 좀 아프더라. 그래서 배즙을 인터넷 쇼핑으로 시켜서 먹고 있다. 아무래도 조금씩 무리가 생긴 것 같다. 처음에는 이 목소리로 연기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어눌한 캐릭터를 생각하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유행어가 될 줄 알았나.
안시우: 개그맨들이 코너를 짤 때 유행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근데 잘 안 될 때도 있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하는 ‘테테테테~니스’ 이 부분이 강조하는 부분이었는데 그것을 재밌어 하면서 따라 해주시니깐 신기하더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재밌어 하니깐 신기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웃음) 얼마 전에 한화 이글스 팀 응원곡을 녹음하기도 했다.
-코너 아이디어는 어떻게 짜나.
이융성: 팀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는 장난을 치고 떠들면서 짠다. 수한이가 아이디어를 냈는데 재밌고, 시우가 냈는데 재미없을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다르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맞춰가면서 아이디어를 낸다. 서로 사담을 하면서도 아이디어를 짠다. 그게 신기한 부분이다.
안시우: 회의가 끝나도 셋이서 잘 논다. 서로 장난을 치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놀면서 신선한 게 툭 튀어나오기도 한다.
-단순한 구성이라 식상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안시우: 1회부터 보신 분들은 아실 거다. 처음에는 어눌한 친구가 테니스를 가르쳐달라고 하는 이야기였다. 6주 정도 후 부터는 아이디어를 넣었다. ‘스파이크 리시브 테니스’ 이 부분을 줄이고 내가 어떻게 테니스를 배우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넣었다. 다양한 몸개그를 추가했다. 개그는 지루하면 끝이다. 어제도 새벽 2시 30분까지 아이디어를 짰다. 우리 같이 단순한 구성이 가능한 게 ‘LTE-A 뉴스’와 같은 시사 코너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다. ‘웃찾사’는 우리처럼 가벼운 개그도 있고 ‘기묘한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는 개그도 있고 ‘LTE-A 뉴스’처럼 시사적인 것도 있다. 그게 어우러져 있어서 재밌는 거다.
-‘웃찾사’는 대학로 공연에서 먼저 시작한 후 방송 코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나.
안철호 감독: 그건 제가 말씀드리겠다. 처음에 ‘배우고 싶어요’를 대학로 극장에서 봤을 때 이 친구들에게 아무 말도 안 하고 집에 갔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에 갔다는 것은 방송용이라고 생각을 안 했다는 거다.(웃음) 그런데 운전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테니스를 외치고 있더라. 다음 주에 또 보고 그때부터 이 친구들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연출을 12년 정도 하다 보니 방송용인지 소극장용인지 구분은 된다. 그런데 이 코너는 이상했다. 방송용 같진 않은데 연인끼리 와서 서로 어깨를 치면서 웃더라. 그래서 되겠다 싶었다.
어떻게 방송으로 만드나 고민을 했다. 사실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보면 별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첫 방송을 하고 나서 SNS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이 100만 조회수를 조만간 넘을 것 같다고 하더라. 이 영상이 200만 조회수를 넘겼다. 이런 결과가 나오니깐 ‘배우고 싶어요’가 쭉 갈 수 있었던 거다. 내가 처음에 이 코너를 보고 파악하지 못한 뭔가가 있었던 거다. 사실 나만 해도 40대다. 그래서 처음에는 재밌는지 몰랐다. 그런데 10~20대는 재밌게 보겠다는 생각을 해서 방송에 내보내게 됐다. 처음에는 4주만 해보자고 했는데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PD가 바보다.(웃음)
안시우: 감독님이 처음에 이 코너에 대해 모 아니면 빽도라고 했다. ‘도’도 아니었다.(웃음) 저도 들은 이야기인데 초등학생들이 그렇게 좋아한다고 한다.
이융성: 시우가 ‘초통령’ 느낌이다.(웃음)
-올해 바라는 목표가 있다면.
안시우: 개그맨들이 사람들에게 애정을 받을 때 쓰는 표현으로 ‘러블리’라고 말한다. 좀 더 러블리한 코너를 만드는 게 소망이다. 조금 더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절 알아봐주시고 웃어주시는 게 개그맨으로서의 꿈이다.
이수한: ‘웃찾사’가 없어졌을 때 대학로 연극판을 돌았다. 그리고 ‘웃찾사’가 부활한 후 웃음을 받쳐주는 역할을 많이 했다. 개그도 포지션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받쳐주는 역할을 잘해서 코너가 잘 되고 웃음이 배가 되는 거다. 나도 욕심이 나지만 욕심 안 부리고 받쳐주는 코너를 많이 하고 싶다. ‘웃찾사’를 살릴 수 있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
이융성: 어디서 보지 못한 것 같은 그림, 신선한 개그를 하고 싶다. 새로운 개그를 하는 게 내 꿈이다.
jmpyo@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