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들’은 탄탄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을 받은 것과 더불어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드라마였다. 오지호와 정유미, 김동욱 주연배우 세 명이 작정하고 연기한 듯 말 그대로 ‘열연’했다.
오지호와 정유미, 김동욱은 JTBC 금토드라마 ‘하녀들’(극본 조현경, 연출 조현탁)에서 격정적인 삼각관계에 놓인 남녀를 연기했다. 지난 28일 종영한 ‘하녀들’이 시청률 전쟁터 속에서도 4%대의 높은 수치가 나타난 데는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꼽는다.
‘하녀들’에서 오지호와 정유미, 김동욱은 각각 극 중 왕 이방원(안내상 분)의 숨겨졌던 아들인 노비 무명, 하녀로 몰락하게 되는 비운의 여인 국인엽, 국입엽을 일편단심 사랑하는 김은기 역을 맡아 연기했다.
이들 세 배우는 ‘하녀들’에서의 연기가 각자에게 의미가 있었다. 정유미는 2010년 드라마 ‘동이’ 이후 5년 만에 사극 출연이었다. 오랜만에 사극 출연이었지만 정유미는 타이틀 롤로서 극의 흐름을 주도했다. 특히 앞서 드라마보다 더욱 꽉 찬 연기로 안정감 있게 캐릭터를 끌고 나갔다. 확실히 연기적으로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정유미는 타이틀 롤로서 부담감이 컸을 텐데도 중심을 잃지 않고 묵직하게 연기해나갔다. 양반집 규수에서 하녀까지 극으로 치닫는 상황과 인엽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소화했다. 온갖 수모와 고난을 겪으면서 그가 보여준 당돌함과 오열 연기은 호평을 받았다.
오지호는 지난해 4월 결혼 후 첫 복귀작으로 ‘하녀들’을 선택했다. 인생에 큰 변화를 맞은 오지호는 좀 더 진해진 연기로 돌아왔다. 오지호는 묵묵한 카리스마로 드라마 ‘추노’와는 다른 색깔의 노비를 표현했다. 극에서 특유의 묵직하고 절제된 연기로 극의 무게중심을 책임졌다.
극 중 고려부흥단체 만월당의 살수로 키워진 무명 역의 오지호는 이방원의 혈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눈물과 분노를 오가는 다양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 이뿐 아니라 자신을 잔인하게 무시했던 국인엽이 하녀로 전락하자 곁에서 조용히 도와주고 보호해주는 지고지순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전역 후 복귀작으로 ‘하녀들’을 선택한 김동욱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 여인 국인엽만을 바라보는 순애보 연기를 펼치며 비극의 로맨티스트로서 처절함과 분노, 질투를 오가는 감정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극 중 가장 불쌍했던 사람은 김동욱이었다. 오랜 시간 사랑해온 국인엽이 하녀가 된 후 자신을 내치고 무명에게 가버린 것에 큰 배신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국인엽을 버릴 수 없어 결국 애증의 관계에 놓여 자신을 결국 죽음으로 몰아넣은 김동욱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정유미, 오지호, 김동욱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모두 각자에게 의미가 있는 작품에서 연기 성장을 이뤄내며 ‘하녀들’을 더욱 명품으로 만들었다.
한편 ‘하녀들’ 후속으로 오는 4월 3일 정경호, 김소연, 윤현민 주연의 ‘순정에 반하다’가 첫 방송된다. ‘순정에 반하다’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남이 새 심장을 얻은 후 오직 한 여자에게만 뜨거운 가슴을 지닌 감성 충만한 순정남으로 180도 달라지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힐링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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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JTBC ‘하녀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