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아빠를 부탁해’, 50대 아저씨 이렇게 귀여운 거였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3.29 10: 41

‘아빠를 부탁해’가 하나 같이 툴툴거리는 50대 아저씨들을 사랑스럽게 다루며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동화에 나올 법한 인자한 사람 하나 없지만, 폭풍 잔소리를 쏟아내도 귀여운 우리네 아빠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는 20대 딸과 50대 아빠의 관계를 들여다 보는 관찰 예능. 현재 이경규·이예림, 조재현·조혜정, 강석우·강다은, 조민기·조윤경 부녀가 출연 중이다.
지난 28일 정규 두 번째 방송을 한 이 프로그램은 딱히 눈에 띄는 새로운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아빠와 딸이 하루를 보내는 일상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부녀 관계라는 평범함 속에서 반짝이는 특별함을 담는 이 프로그램의 매력 요소가 잘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 그럼에도 잘 표현하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서운함, 조금씩 대화를 하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깨닫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안기면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경규,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라는 중년 스타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그동안 이들이 TV와 스크린을 통해 멋있고 다양한 재능을 뽐냈다면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진솔한 인간미를 뿜어대는 게 특징이다.
예능 속 능숙한 진행과 버럭 화를 내는 캐릭터와 달리 귀여운 구석이 있는 이경규, 진심과 달리 자꾸만 딸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난감한 표정이 역력한 ‘표현 바보’ 조재현, 자상한 아빠이나 숨길 수 없는 잔소리 본능을 가지고 있는 강석우, 그 누구보다도 친구 같은 아빠이나 걱정이 많아 ‘걱정 인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조민기까지. 지난 28일 방송에서도 아빠들의 친근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이 확 드러났다.
이경규는 정기 건강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제야 긴장했던 마음을 풀고 자신을 걱정했을 딸에게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개그맨답게 재치 있게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방금 전까지 걱정이 가득했던 그의 모습과 겹쳐지며 시청자들을 웃기는 동시에 뭉클하게 만들었다. 딸과 하루를 보내야 하는데 전날 마신 술로 인해 낮잠을 2시간이나 잔 후 머쓱한 표정을 짓거나 연극을 본 후 눈물을 흘린 딸을 힐끔 보고도 어찌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 어쩔 줄 몰라하는 조재현의 모습은 표현이 서툰 대한민국의 많은 아빠들을 뜨끔하게 하는 동시에 이런 아빠가 있는 많은 가족들을 공감 가는 미소를 유발했다.
딸이 야심차게 도전한 염색에 불안한 나머지 끊임 없이 제동을 거는 귀여운 강석우, 운전은 딸과 아내에게 가르치면 안 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걱정 인형’ 조민기까지 이 프로그램에는 귀여운 50대 아저씨들이 가득하다. 우리 집 혹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귀여운 이 아저씨들에게 푹 빠질 수밖에 없는 것. 이 프로그램은 공감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시청률보다 높은 화제성으로 토요일 예능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보고만 있어도 매력적이고 자꾸 정이 가는 아빠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jmpyo@osen.co.kr
'아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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