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 왜 인기가 있는거야?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3.30 15: 55

[OSEN=이혜린의 스타라떼] 오랜기간 TV나 영화를 안본 사람이라면, 낯설고 특이한 새로운 대세 김우빈을 뒤늦게 발견하고 흠칫 놀랄만하다.
꽃미남으로 분류하기엔 뭔가 다르게 생겼고, 실력파로 분류하기엔 나이가 어리고 핫하다. 인기 예능에 나와서 입담을 뽐낸 기억도 없고, 여자들을 '심쿵'하게 하는 뽀샤시한 광고도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대세'다. 김수현이 영화 완성도로는 아쉬움이 많았던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700만 가까이 동원한 폭발력이 있다면, 김우빈은 출연하는 작품마다 꾸준히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벌써 세번째 안정적인 필모그래피를 쓰고 있다.

'친구2', '기술자들'이 모두 김우빈의 힘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첫 코믹 영화 '스물'도 곧 손익분기점인 120만명을 가볍게 넘길 예정. 데뷔 이래 출연한 세편 모두 성공적. 20대 배우로는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다.
배우에겐 영화 한편으로 그래프가 치솟는 것도 좋지만, 보다 중요한 건 '믿고 보는' 배우가 돼서 출연작들이 고른 흥행세를 보이는 것. 김우빈은 어느새 그런 배우가 됐다.
왜일까. 여전히 궁금하다. 모델 출신 배우들은 많았지만, 그는 좀 다르다. '못생겼다'고 할 순 없지만, 강동원, 소지섭, 송승헌, 차승원 등 기존 모델 출신 배우들과는 얼굴이 좀 다르다. 조각같이 생겼다고 하기엔 비대칭이고, 예쁘게 생겼다고 하기엔 선이 굵다. 새하얀 꿀피부도 아니고, 손바닥 만한 얼굴도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다.
많은 영화관계자들은 그의 '개성있는' 마스크를 강점으로 꼽았지만, 조연 배우들을 보면 더한 개성파 마스크도 많다는 점에서 설득력은 떨어진다. '다른' 얼굴로 주연급으로 올라선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터.
수많은 연예관계자들에게 물어봤지만, 답변은 '매력'으로 모아졌다. 잘 모르겠지만, 계속 보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거다. 더욱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하긴, 매력이라는 게 그렇게 정리되는 분야도 아니다.
그가 매력을 본격적으로 발산한 건 드라마 '상속자들'로 꼽힌다. 이민호를 보려고 리모컨을 들었던 많은 여성들이 희한하게 맘이 더 가는 김우빈을 발견했다. 반응이 좋아지자 비중도 점차 늘었다. 그에게는 거친 듯 섬세하고, 반항적인 듯 따뜻한 면이 있다고 '상속자들' 팬이었던 후배 기자들은 말했다. 일명 '멋있는 망나니'였단다.
중요한 건 실제 김우빈을 아는 사람들도 그렇게 말한다는 거다. 비주얼은 영락없는 거친 남자인데 의외의 매력이 있다. 글씨를 누구보다 예쁘게 쓴다거나, 그런 얼굴을 하고 독서를 열심히 한다거나, 그래서 상식이 꽤 많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낯을 많이 가리지만 한번 친해지면 의리가 있어서 선후배 배우들이 많이 찾는다고도 한다. 남자다움과 섬세함의 공존이다.
배우라는 게 스크린을 통해 대중을 만나는 직업이지만, 사실 매력을 먼저 발산해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촬영 현장, 프로모션 현장 등이다. 김우빈과 일해본 사람 중에 그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 - 또래 배우들이 무수한 뒷담화를 몰고 다닌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 또한 업계에서의 신뢰도를 말해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깍듯한 말투와 친절한 매너가 몸에 배여있다는 그는 단연 독보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뭐든지 열심히 하려는 태도가 바탕이 돼있고, 낯은 가리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서 어디서나 예쁨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그를 예뻐하니, 당연히 대중에게도 그 마음이 전달된다. 더구나 연기력도 꽤 괜찮다. '스물'에서도 자칫 오버로 보일 수 있었던 코믹 연기를 산뜻하게 잘 해냈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 영화, 드라마 제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차기작이 뭐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의 '알 수 없는, 하지만 강력한' 매력은 한동안 꽃미남/실력파로만 양분되던 배우 시장에 새로운 남성상의 출현을 시사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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