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장’의 임권택 감독이 전라노출을 감행한 배우 김호정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임권택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김호정이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전라노출하자고 말을 못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목욕탕 장면에 왜 중요하냐면 사실감을 주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결정적으로 그 사실감을 심어줄 수 있는 장면이 목욕탕 장면이었다”라면서 “처음엔 상반신만 두 세 번 찍었는데 찍어놓고 보니까 아니더라. 여기서 사실감을 심어놓지 못하면 영화의 맥이 풀어져버릴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호정이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말을 못 했을 것이다. 어지간한 배우가 아니면 그 역할을 하겠다고 나설 수 없었을텐데 하겠다고 나선 것부터 어지간한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도 그렇게 느꼈다”면서 “찍어놓은 장면을 보여주면서 사실감이 중요한데 지금 그게 안 되고 있지 않느냐, 노출을 함으로써 더 아름다운 장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너가 싫다고 하면 생각을 바꿀 때까지 놔두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두 세시간만에 찍자고 하더라. 찍고 나서도 현실적으로 그려져서 수긍을 했다”라며 “그래놓고도 감독 입장에서 한편으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시사를 하고 박수가 많이 쏟아져 나오니까 그제서야 미안한 마음을 지워도 되겠다는 생각을 거기에서부터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은 오는 9일 개봉 예정이다.
trio88@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