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 소통 프로젝트’가 갑의 짠한 취업 수난기를 방송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다큐 스페셜-갑을 소통 프로젝트 48시간’ 1부는 지위와 직책을 내려놓고 또 다른 삶의 터전으로 돌진한 정치인과 기업인의 모습을 담았다. 배우 최민수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이인제 국회의원과 천호식품 CEO 김영식이 위장취업을 해서 근무를 하는 48시간을 전했다. 두 사람의 위장 취업기를 영상으로 함께 보고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구성이었다.
누가 봐도 ‘갑’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은 특수 분장을 한 후 각각 대형마트와 공장에 위장 잠입을 해서 일을 했다. 제작진이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갑과 을이 소통을 통해 간극을 줄여보자는 의도다. 대접만 받던 갑의 취업 수난기를 통해 갑과 을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결과적으로 갈등을 줄여보자는 것. 일단 프로그램 분위기는 유쾌했다. 예능프로그램처럼 적재적소에 웃음 형성 자막과 음악이 들어가 흥미를 높였다.
이인제 의원은 몰라보게 변신한 후 홀로 출근해야 했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것부터 쉽지 않으며 어색함이 감돌았다. 물론 그는 사전에 인터넷으로 길 찾기를 미리 하며 철두철미하게 준비를 했다. 아무리 변신을 해도 숨길 수 없는 본능이 있었다. 바로 국회의원식 아무에게나 말걸기와 시도 때도 없이 악수를 시도한 것. 그는 길을 걷는 행인에게 뜬금 없이 인사를 하고 첫 출근을 한 후 손부터 내밀어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계산원으로 일하게 된 이인제 의원은 복잡한 계산과 고객 응대 방법을 익히며 ‘을의 세상’으로 들어갔다.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그는 계산 하나 하나 하는데 난관에 부딪혔다. 서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인제 의원은 친화력으로 인사 하나는 기가 막히게 했다.
김영식 대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수 분장을 한 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식품회사 생산 공장에 말단 사원으로 위장 취업을 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인만큼 자신만만하게 일을 시작했지만 어디 하나 쉬운 일 없는 것은 이인제 의원과 마찬가지였다. 나이가 있는 만큼 일처리가 느려서 사수에게 잔소리를 듣기 일쑤였다. 험난한 취업기만 담긴 것은 아니었다. 김영식 대표는 계약직 사원과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하며 그가 가진 고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며 소통을 했다.
이날 ‘갑을 소통 프로젝트 48시간’은 갑들의 험난한 취업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열심히 노력은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짠하고 유쾌하게 담았다. 이 같은 한 번의 깜짝 취업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일명 수많은 ‘갑질’들이 사라지지는 않을 터다. 그래도 소통을 통해 배려를 배우고 간극을 줄여보자는 제작진의 의도는 편안하면서도 꽤나 정석대로 담겼다. 이들이 48시간 후 어떻게 변화했을지,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어떤 이야기를 전하며 마무리 될지는 2부에서 공개된다. ‘갑을 소통 프로젝트 48시간’ 2부는 다음 달 6일 오후 11시 15분에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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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소통 프로젝트 48시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