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이 반쪽자리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성범죄를 저질렀던 인물의 처벌이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유야무야 마무리, 씁쓸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담아냈다.
지난 31일 방송된 '호구의 사랑'(극본 윤난중, 연출 표민수)은 그동안 여러 차례 사랑의 타이밍이 엇갈렸던 도도희(유이 분)와 강호구(최우식), 그리고 변강철(임슬옹)과 강호경(이수경)이 모두 커플로 맺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도희와 호구는 금동이를 데리고 결혼식까지 올려 정식부부가 됐으며, 도희는 수영선수로 복귀해 다시 활약했다. 또 두 사람 사이에 둘째 아이까지 태어나며 단란하고 행복한 4인 가족을 완성했다.
하지만 도희를 성폭행 해 임신하게 만든 범죄자 노경우(김현준)는 마지막까지 당당하고 뻔뻔했다. 또한 고민 끝에 자신이 성폭행 피해자임을 세상에 밝히고 노경우를 고소한 도희를 향한 경찰과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법 역시 도희의 손을 쉽게 들어주진 않았다. 도희의 성폭행 혐의로 법정에 섰던 노경우는 1심에서 받았던 징역 2년을 2심에서 완전히 뒤집고 무죄 판결을 받으며 시청자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더 이상의 결과는 등장하지 않았다.
호구와 도희는 행복해졌지만,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그려지지 않아 결국 찝찝한 기분을 남겨둔 것. 이 같은 전개 과정은, 실제로 성범죄 피해자들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도 주변의 시선이나 가해자 처벌이 명확하지 않은 현실을 꼬집는 결과였다.
때문에 이는 단순한 '권선징악'형 완전체 해피 엔딩보다, 현실의 씁쓸한 단면을 담아내며 시청자에게 좀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반쪽짜리 엔딩이 된 셈이다.
한편, '호구의 사랑' 후속으로는 윤두준-서현진이 출연하는 '식샤를 합시다2'가 오는 6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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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