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풍문', 어떻게 월화극 1위로 올라섰나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4.01 08: 59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결코 쉽지 않은 드라마가 보여준 반전이다.
'풍문으로 들었소'(이하 '풍문')는 지난 3월 31일 방송분에서 12.0%(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월화극 1위를 지켜왔던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10.2%)를 1.8%포인트의 격차로 제친 것. 방송 6주 만에 이룬 성과였다.
'풍문'의 이 같은 선전은 결국 웰메이드의 승리다. '풍문'에는 아시아를 호령하는 한류스타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콘텐츠로 승부했다. 영상미부터 이야기 전개까지 흔들리지 않고 제 갈길을 간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드라마가 일반적인 흥행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풍문'은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아니다. 또한 불륜이나 삼각관계, 이른바 막장 스토리도 없다. 앞서 밝혔듯 한류스타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조연을, 한류가 아닌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또한 '풍문'은 어려운 드라마다. 이 작품은 블랙 코미디를 지향하는데, 더 많고 넓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해야하는 TV드라마에겐 다소 모험인 장르다. 아무래도 직설적인 코미디가 아니기 때문에 이해가 어려워서 모든 시청층을 아우르기 힘들기 때문.
그럼에도 '풍문'은 1위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핫'한 한류스타는 없지만 '핫'한 콘텐츠를 만들어낸 덕분이었다. 영화를 연상케하는 영상미에 갑과 을이라는 요즘 한국사회의 최대 화두를 건드렸다. 안판석 PD, 정성주 작가의 환상 호흡은 쉽지 않은 설정과 이야기들로도 충분히 매력 넘치는 웰메이드를 만들어냈다.
또 몰입을 방해하게 만드는 '연기 구멍'도 없었다. 아이돌 출신인 이준마저 너무나도 지질한 한인상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벌써 방송을 시작한 지 6주가 지났지만 부부로 등장하는 유준상, 유호정의 열연은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유준상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맞춤 코믹 연기로 매 회 명장면을 선보이는 중이다.
한마디로 '풍문'은 범상치 않다. 그 덕분에 지금의 결과는 다소 의외이기도 하다. 마니아 층을 넘어 높은 시청률, 동시간대 1위까지 달성했다는 건 '풍문'이 보여준 반전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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