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매번 가족예능만 하는 이유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4.04 09: 18

[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육아에 집중됐던 예능 트렌드가 이제 가족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그 선봉에 SBS가 있다.
SBS는 최근 두 개의 가족 예능을 시작했다. 지난 3월 31일 파일럿으로 방송된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와 이미 정규프로그램으로 안착한 '아빠를 부탁해'다. 이 밖에도 '오 마이 베이비' 등이 현재 SBS에서 방송 중이다. 유독 가족 예능에 집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렇게나 많은 가족 예능이 있는데도 성적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아빠를 부탁해'는 지난 설 연휴 방송된 파일럿 예능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정규 편성 이후에도 호평이 이어졌다. '동상이몽' 또한 마찬가지.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평도 긍정적인 편이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무모할 수도 있었다. '아빠를 부탁해'가 출범하기 전 쏟아진 우려가 바로 가족 예능을 향한 시선이었다. 연예인 가족들의 삶을 관찰하는 방식은 이미 닳고 닳은 것이기 때문. 자꾸만 가족 예능에 주목하는 SBS가 일반 시청자들로서는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SBS는 일단 밀어붙였다. 결과는 의외의 것이었다. '오 마이 베이비'는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다. 육아 예능의 후발 주자이지만 점차 힘을 얻으며 아기 스타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아빠를 부탁해'는 안방극장에 무사히 안착했다. '아빠를 부탁해'는 아빠와 딸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공감의 힘으로 호평받았다. 어느 집이든 아빠와 딸의 사이는 어색하기 마련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됐지만 파급력은 상당했다. '동상이몽'의 경우 익숙한 가족 예능에 변형을 가하며 호응을 얻었다. 정규편성까지도 어렵지 않게 이어질 거란 내부적인 예상이 많다.
SBS가 가족 예능에 집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나름대로의 의미가 담겨 있는 방침인 것. SBS 예능국 고위관계자는 최근 OSEN에 "시청자를 웃기는 일에 충실한 예능은 다른 지상파에서도, 혹은 케이블 방송에서도 많이들 선보이고 있다"며 "SBS 예능은 그보다 어떤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현대인의 결핍이다. 현대인에겐 관계가 결핍돼 있다"며 "이는 가족에게도 해당된다. 가족이 해체되는 세상에 예능이 선사하는 웃음으로 이 결핍을 조금이나마 채워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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