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가 지난 1일 첫 선을 보였다. 빠른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 미스터리 서스펜스와 로맨틱 코미디를 넘나드는 멀티플레이로 '꿀재미'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이날 첫 방송된 '냄새를 보는 소녀'는 인물 소개, 두 남녀의 첫 만남, 충격적인 과거 등을 속도감 있게 그려냈다. 첫 방송인만큼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을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이 드라마는 이 무언가를 잔뜩 내놓은 모습이었다.
일단 냄새를 보는 소녀가 된 오초림(신세경 분)의 사연과 감각이 사라진 병을 앓는, 그리고 강력반 형사를 꿈꾸는 순경 최무각(박유천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들이 엮이게 되는 중요한 연결고리인 최은설(김소현 분)도 등장했다. 최은설은 초림의 과거 이름이자 무각의 동생이었다. 또 무각의 동생은 어찌됐든 초림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사연이 단 한 회에 모두 담겼다. 이 뿐 아니다. 초림과 무각은 함께 힘을 합쳐 첫 번째 사건을 해결하기까지 했다. 캐릭터 설정도 '한방'에 해결했다. 한시간여의 드라마 한 편을 봤을 뿐인데 무각과 초림이 어떤 인물인지가 훤히 보였다. 빠른 전개로 시청자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였다.
또 이처럼 속도감 있는 전개는 짜임새 있는 연출로 빛을 봤다. 만약 욕심만 과했다면 어수선해질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가듯 시간순대로 나열됐고 또 꽤 촘촘하게 짠 후 안방극장에 내놓았다.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제작진이 담아내는 이야기를 따라가기만 하면 충분했다.
빠른 전개와 짜임새 있는 연출로 덕을 본 것은 드라마가 추구하는 복합장르였다. 이 드라마는 미스터리 서스펜스와 로맨틱 코미디를 함께 그려내는 하이브리드 드라마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칫 둘 다 성공하지 못하고 정체성만 흐릿해질 위험이 있는 시도였다.
그러나 만족스러웠다. 첫 장면부터 초림 부모의 죽음, 괴한에게 죽음의 위협을 당하는 초림의 모습이 그려졌고, 다음은 초림 대신에 목숨을 잃은 은설의 모습이었다. 마치 영화를 방불케하는 충격적인 전개 다음엔 무각과 초림의 로맨틱 코미디가 이어졌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코미디가 강조됐다. 그럼에도 둘 사이의 연결은 매끄러운 편. 몰입을 방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앞으로의 일은 장담할 수 없지만, 일단 첫 회에서 미스터리 서스펜스와 로맨틱 코미디를 넘나드는 멀티플레이는 성공적이었다.
방송 직후 네티즌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호평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이 호평을 끝까지 유지시키는 건 무감각남과 초감각녀의 본격적인 활약에 달려있다.
한편, '냄새를 보는 소녀'는 냄새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초감각녀와 어떤 감각도 느낄 수 없는 무감각 형사가 이끌어가는 미스터리 서스펜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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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보는 소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