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제작진은 왜 조금 더 기다리지 못했을까[종영]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4.02 06: 54

더 기다려줄 수는 없었을까. 포맷을 바꾸고 새로운 출발을 꿈꾸던 '투명인간'이 충분한 실험기간도 없이 종영을 맞았다. 전체 기간은 3개월, 포맷을 바꾸고는 거의 한달여만이다. 이제 좀 재미있어질 것 같았는데, 너무 서둘러 이별을 고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1일 방송된 KBS '투명인간'은 지난주에 이어 호텔리어에 도전한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범수와 하하는 하우스 키핑 파트에 참여해 객실을 청소하는 업무를 맡았다. 김범수는 2시간 동안 정리한 침대 시트에 점만한 검은 얼룩이 있자, 다시 교체하는 직원의 모습에 멘붕에 빠졌고, 하하는 욕실 청소를 하며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을 청소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연회장 정리에 나선 강호동과 육성재는 1cm의 오차도 없이 의자줄을 맞추고, 테이블 컵 줄을 맞추는 매니저들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몸으로 하는 일에는 강한 면모를 보이던 강호동도 이날은 연신 한숨을 쉬며 힘들어했다.

정태호와 남규리는 뷔페 레스토랑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맛있는 음식들의 향연에 두 사람은 식탐을 참느라 고생을 해야했다. 이후 산더미같은 설겆이를 하며 정태호는 밀려드는 그릇들에 짜증을 내기도 했다.
컨시어지 파트에 일하게 된 강남은 전화를 잘 못 받아 고객의 짐을 잘 못 가져오는 실수를 했다. 진땀을 빼며 어쩔 줄 몰라했지만, 선배의 도움으로 실수를 바로잡았다.
이날 멤버들은 처음 해보는 업무에 좌충우돌하기도 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직원들과 시청자들을 웃음짓게 했다. 일하는 과정이 어느 예능프로그램처럼 장난스럽고 재밌기만 한 건 아니었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호텔의 뒷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아냈다.
그리고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건과 실수들, 고객들의 모습을 보는 것 역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후 작업이 모두 끝난 뒤 멤버들은 모두 초췌해진 모습으로 자신들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렸다.
포맷이 바뀌고 나서 새로운 직업군을 체험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정보와 재미를 선사했던 '투명인간'. 앞으로도 이런 컨셉트로 희귀한 직업들을 찾아나서며 새로운 이야기 거리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 조금 재미있어질려고 하는데, 종영을 선택한 건 아쉬운 일이다. 출연진들의 캐릭터도 이제 조금씩 드러나고, 그들의 캐릭터에 따른 작업 방식도 비교하면서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더 기다려주지 못한 윗사람들의 결정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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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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