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론 한 아이의 엄마지만 교복을 입은 김희선은 잘 나가는 여고생다웠다. 변치 않은 미모와 자연스러운 연기가 22살의 나이 차이를 무색하게 만들면서 싱그러운 '케미'를 완성했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극본 김반디, 연출 최병길) 5회에서는 오아란(김유정 분)이 정신을 추스르고 학교로 돌아간 가운데, 엄마 조강자(김희선 분)가 딸 걱정에 조방물로 함께 등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란은 친구 진이경(윤예주 분)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학교로 향했다. 강자는 아란이 전학가길 바랐지만 아란은 고집을 피웠고, 결국 강자는 여전히 조방울로 아란과 함께 학교에 다니는 사이가 됐다. 강자는 홍상태(바로 분)가 아란을 괴롭히는 줄 알고 주먹으로 그를 제압하는가 하면, 등학굣길을 함께하면서 아란을 보호했다.
아란은 강자가 교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게 됐다. 강자가 자신과 같은 반 학교에 들어온 것을 싫어하면서 모녀 사이의 다툼이 계속되기도 했다. 특히 아란은 강자가 상태를 때리는 모습이나, 담을 넘어서 '땡땡이' 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자신이 봐왔던 엄마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던 것.
같은 반 친구가 된 모녀 강자와 아란은 모녀가 아닌 친구로서도 꽤 잘 어울리는 호흡이었다. 똑 부러지는 아란의 훈계와 아란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고,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강자.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지만 그 속에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충분히 느껴졌다.
무엇보다 김희선과 김유정의 야무진 연기가 캐릭터를 더욱 잘 살려냈다. 김유정은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섬세하고 깊은 감정 연기로 아란 캐릭터에 다양한 색을 입혔다. 강자의 관심을 귀찮아하면서도 행여 가족들이 다칠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나 친구의 죽음에 분노하는 감정 등이 적절하게 잘 살아나고 있다.
김희선도 한결 가벼워진 연기로 편안한 모습이다. 감정의 폭이 큰 캐릭터인 만큼 세심하게 감정 변화를 그려 넣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김유정과 모녀, 혹은 친구의 케미가 상당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두 여배우의 열연은 학교 폭력, 교육의 문제점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현실감 있고, 긴장감 넘치게 그려내면서 극의 중심을 잡고 있는 상황. 극이 진행될수록 가려졌던 진실이 밝혀지며 더 폭넓은 감정연기가 필요해지는 가운데, 김희선과 김유정 두 배우가 또 어떤 케미로 극을 살려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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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