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공포영화로 스타트를 끊는 '팔로우'가 2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저주'를 카피로 내걸고, 젊은 취향의 완전히 새로운 공포 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중. 그 신선도는 미국에서 먼저 검증됐다.
지난 3월 13일 미국에서 4개관으로 리미티드 개봉을 했던 '팔로우'는 그 주말 동안 16만3,000 달러를 벌어들여 스크린 당 40,750불 수익을 올렸다. 이는 리미티드 개봉한 호러 영화 중 '파라노말 액티비티' 이래로 가장 좋은 개봉성적. 입소문은 점차 거세져 차주에 32개관으로 8배로 스크린이 급증한 데 이어 27일에는 개봉 3주차임에도 불구하고 1,200여개로 300배 확대된 상영관을 확보했다. '제대로' 역주행한 셈.
스토리는 이렇다. 19살 제이는 잘생긴 남자 휴와 성관계를 가진 후 "사실은 내가 뭘 넘겼다. 뭔가가 널 따라올 것"이라는 경고를 받는다. 실제로 제이에게만 보이는 '무엇'은 나타나는데, 절대 뛰지 않고 걸어오지만 손에 잡히면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 자칫 천천히 걸어오는 '무엇'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대로 죽음에 몰릴 수 있는 것이다.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해서 저주를 넘겨야 한다.
이 영화가 신선한 건 느리지만 강한 압박감이 따라붙는다는 점이다. 그냥 눈에 띄는 대로 죽이는 연쇄살인마나, 한 공간에 출몰하는 귀신과 달리, 성관계를 통해 옮겨붙은 '그 것'이 천천히 걸어올 뿐이라는 설정은 급박하진 않은데 긴장감이 치솟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다른 데를 보느라 미처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 주인공을 보는 관객의 심정은 미친다. 차를 타고 멀리 달아나도 몇시간 후면 또 나타날 것이라는 사실도 팔짝 뛰게 만든다.
더 특이한 건 주인공에게 저주를 벗어날 방법이 있고, 어쩌면 그것이 매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망설일 수밖에 없다. 내가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을 위험에 빠뜨리는 걸 '판단'해야 하는 주인공의 고민도 일반 공포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신선하지만, 일반관객이 적응하기가 아주 쉽진 않을 전망. 뜬금없이 울려퍼지는 음산한 전자 음악이나 모든 일상을 느릿느릿 잡아내는 카메라는 부적응자에게는 영 허무할 수 있다. 다만 한번 중독되면, 끝까지 몰입하는 힘이 있긴 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엔 느리게 걸어오는 사람이 가끔 섬뜩하게 느껴지는 잔상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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