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치타는 지난 2010년 루시와 블랙리스트로, 2012년엔 크러쉬와 함께 마스터 피스로 활동하며 음반을 한 차례씩 냈다. 이어 2014년에는 난생 처음으로 홀로 '치타 잇셀프(Cheetah itself)'라는 싱글도 발매했다.
그 사이엔 Mnet '쇼미더머니1'(2012)에도 참가했었다. 당시 이효리와 한 무대에서 섹시한 안무까지 능숙하게 소화했지만, 큰 주목받진 못했다. 그러다 결국 치타는 '언프리티 랩스타'(2015)를 통해 '치명적인 타격'을 남기며 우승 타이틀은 물론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우승의 초석이 된 건 세미 파이널 무대에서 선보인 '코마(Coma 07)'였다.
"'코마'는 과거의 저이기도 하고, 지금의 저이기도 해요. 과거 생사를 오가며 겪었던 일이고, 지금의 저를 있게 해 준 곡이죠. 예전에 발매했던 곡들도 있지만, 그건 완전한 제 자신이라기보다는 사랑이나 이상형 등 어느 조그마한 일부거든요. 반면 '코마'는 의연함과 초연함을 가져다 준 그런 곡이에요. 교통사고를 당하고, '코마' 상태를 거치면서, 제 인생과 가치관은 완전히 변했어요."
사고로 인한 의식불명의 코마 상태, 그리고 그 이야기를 랩 가사에 풀어냈던 세미파이널 무대의 '코마'는 치타에게 정말 많은 것을 안겼다. 이제 치타는 유명 잡지의 패션 화보를 찍고,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인기 래퍼가 된 것. 최근엔 M.I.B 강남과 함께 관객이 꽉 들어찬 야구장에서 '100km', '마이타입'으로 축하 무대를 선보이는 영예도 안았다.
"사실 야구를 잘 몰라요. 정말 넓었어요. 어디까지 가야하는지 몰라 중앙까지 갔는데, 너무 멀리 갔더라고요. 인이어도 했는데, 소리를 내면 3초 뒤에나 돌아오는 거에요. 가사라도 틀릴까봐 조마조마 했어요. 그때는 너무 긴장해서 잘 몰랐는데, 나중에 SNS를 보니 정말 사람이 많았던 곳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팬클럽도 생겼다. 한때 동물 치타 캐릭터를 모델로 했던 그 과자와 동명인 '치토스'다. 그런 이유로 공연을 할 때면 팬들이 치토스를 야광봉처럼 들고 흔든다고 했다. 앞서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홍대 게릴라 공연을 펼쳤을 때도, 일부 팬들이 이 과자봉지를 흔들었다.
"공연이 끝나면 과자를 전부 던져주거든요. 전부 다 주워서 집으로 가져와요. 이제는 과자에 깔려 죽을 것 같이 쌓였어요. 곧 '삼시세끼'를 치토스로 먹어야 할지도 몰라요.(웃음)"
앞서 '언프리티 랩스타'가 방송되던 중 진행됐던 기자간담회에서 윤미래에 대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짤막한 설명도 덧붙였다. 당시 치타는 "제2의 윤미래를 찾는 게 한국에서 여자 래퍼가 나오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하며 "기준을 그곳에 맞춰서 그렇다. 제2의 윤미래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 앞으로 나올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던 터.
"윤미래 선배님을 리스펙(respect)하지만, '제2의 윤미래'만 찾는 것은 분명 여자 래퍼들이 성장하고, 판이 커지는 데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는 것 같았어요. '제2의 윤미래'를 찾지 않게, 윤미래 선배님이 쉬지 말고 꾸준히 활동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죠."
'언프리티 랩스타'의 여파가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아니면 짧은 수도 있다. 확실한 건 단순히 '언프리티 랩스타'에 기댄 인기는 언제든 사그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치타는 현재에 취하지 않고, 앞으로를 준비한다. 단순한 '유명인'이 아닌 '래퍼'로서.
"뜨거운 시기가 끝나는 게 한달이 될지, 다음주가 될지는 몰라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잡힌 일정을 소화하고, 5월 말쯤에는 어떤 형태로든 제 앨범을 낼 생각이에요. 트랙별 주제들은 대충 다 잡아둔 상태에요.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인 마지막 질문. '래퍼에게 사랑이란?'
"제 사랑 이야기를 하면, 할 게 그런 것 뿐이에요. 배신, 바람…이런 것들? 이상하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래퍼에게 연애란, 가사의 영감이에요. 사랑은 돈이죠. 사랑 노래가 잘 팔리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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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야구장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