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물에 그 밥을 면할 수 있을까? KBS 2TV 새 일일드라마 ‘오늘부터 사랑해’(연출 최지영 극본 최민기 김지완)가 막장 아닌 건강한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고 나섰다. 사실상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반복되는 일일드라마가 이번에는 뻔한 전개를 넘어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보현 KBS 드라마 국장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주니퍼룸에서 열린 KBS 2TV 일일드라마 ‘오늘부터 사랑해’(연출 최지영 극본 최민기 김지완)의 제작발표회에서 “막장으로 저녁 일일드라마 도배돼 있다 시피한데, 우리는 ‘달콤한 비밀’부터 차별화를 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 어머니, 아버지의 이야기를 합쳐서 건강한 이야기를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다. 색다른 영상과 고전, 현대가 같이 있는 독특한 무대를 토대로, 전통의 가치가 무엇이고, 발전 모색하는 길을 찾을지 시청자들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늘부터 사랑해’는 입양과 파양, 재입양의 과정 끝에 북촌종가 동락당의 가족이 된 윤승혜와 의사 출신 파티쉐 강도진의 우여곡절 결혼기를 그린 밝고 따뜻한 가족 드라마.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임세미가 다시, 일일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분했고, KBS 1TV ‘정도전’에서 우왕 역으로 인상 깊은 여기를 보여줬던 박진우가 남자주인공으로 분했다.
임세미는 맡은 역할은 쇠락해가는 동락당의 실질적인 가장 윤승혜 역으로, 대호(안내상 분) 부부에게 입양됐다 파양된 후, 다시 입양된 상처가 있는 인물이다. 그의 파트너 박진우는 극 중 의사 출신 파티쉐 강도진 역을 맡아 ‘엄친아’의 면모를 선보일 예정.
드라마 국장 뿐 아니라 ‘오늘부터 사랑해’의 연출을 맡은 최지영PD도 ‘막장 탈피’의 의사를 피력했다. 약 10년간 연출이 아닌 미니시리즈와 특별기획 드라마의 기획을 맡아왔다는 그는 이번 드라마가 입양과 파양 소재를 다루는 것에 대해 “분명한 의미가 있다”며 “드라마를 하면 빼놓지 않고 가는 게 있다. 극성을 위해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장기이식 이런 게 나온다. 작가님들에게 그런 걸 피하고 얘기를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최PD는 “우리나라는 고아 수출국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데 드라마를 보면 아직도 머리카락으로 DNA 검사를 해서 숨기고 도망간다”며 “우리나라는 입양 자체에 대해 꺼리는 부분이 있다. 피 한 방울 안 섞여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건강하게 그려보자는 게 이 드라마의 의미고 핵심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단 배우들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안내상, 김서라, 이응경 등의 중견 배우들과 임세미, 박진우, 고윤 등의 젊은 배우들은 서로의 작품 인연을 밝히고, 연기력에 대한 칭찬을 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 드라마의 내용적으로도 출생의 비밀 대신, 파양을 당한 경험이 있는 주인공을 내세워 건강한 가족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시도가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소재와는 떨어져 다소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임세미는 자신이 맡은 여주인공이 진부적인 캔디 캐릭터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진부하게 느낄 수 있다. 캔디는 아파도 힘들어도 괜찮다고 얘기하지만, 처음 이 드라마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 윤승혜는 할 말 하는 친구라 생각했다”며 “긍정적이고, 털털하고 밝아도 요즘 여성들은 하고자 하는 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걸맞게 현대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과연 ‘오늘부터 사랑해’는 제작진 및 배우들의 말처럼 막장을 비껴나간 노선을 오롯이 갈 수 있을까? 6개월 후 결과에 기대감이 모인다. ‘오늘부터 사랑해’는 오는 6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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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