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생님 해도 너무하다 쉽게 순진하다. 학생인 아란(김유정)도, 복동(지수)도 이 세상이 무시무시하다는 것을 알고 있건만, 박노아(지현우) 선생님은 초등학생보다 더한 순진함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본다. 강자(김희선)가 고등학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긴 알게 될까. 너무 순진해서 안쓰럽기까지 하다.
2일 방송된 MBC 수목극 '앵그리맘'에서는 아란의 집을 방문하는 노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란은 "외국에 갔던 엄마가 오셨다"며 엄마를 한번 만나보라고 한다. 이에 노아는 아란의 집을 방문하고, 마침 집에 들어오던 강자와 마주친다.
노아는 의심의 여지도 없이 "조방울! 너 아란의 집에 놀러왔구나"라고 말한다. 강자는 식겁하며 노아를 밖으로 데리고 나오고 마침 시어머니가 자신을 알아보고 이를을 부르자 "우리 동네 이상한 할머니인데, 저렇게 사람 이름을 부르고 다닌다"고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한다.
이후 강자는 "아란의 어머니가 정신병이 있으신 것 같다"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곧이 곧대로 믿는다. 심지어 그는 아버지에게 "알고보니 불우한 아이들이 많더라"며 아란을 불쌍하게 여긴다.
이경의 죽음이 정우와 관련있다고 의심하는 아란에게는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많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다 의심하게 된다. 사람을 믿어야 한다"고 교과서적인 멘트를 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거대 폭력과 맞서 싸우고 있는 현실에서도 동화같은 판타지만 보고 있는 박노아 선생. 이게 우리 교육의 실제 모습이라면 너무 슬프다. 현실을 알고 자신의 힘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군분투하는 강자같은 어른은 그래도 다행이다. 그런데 이렇게 현실 감각이라고는 없는 어른이라면 아이들이 어떻게 어른들을 믿을 수 있을까. 기댈 수 있을까. 박노아 선생이 판타지 안경을 버리고 현실을 제대로 직시할 수 있길. 그래서 아란과 복동에게 힘이 돼 줄 수 있는 선생님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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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