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과 신세경의 호흡에 녹색불이 켜졌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 오충환)는 첫 회의 심각했던 분위기가 한층 덜어진 느낌이 그려졌다. 이는 최무각(박유천)과 오초림(신세경)의 만남의 횟수가 늘면서,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
이날 최무각은 오초림이 '눈으로 냄새를 볼 수 있다'는 거짓말 같은 비밀을 공유하며 한층 가까워졌다. 최무각은 강력계 형사가 되기 위해, 오초림은 극단에서 개그를 하기 위해 결국 서로의 손을 붙잡았다.
최무각은 오초림의 능력을 이용, 모델 주마리의 실종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이는 오초림의 부모가 수년전 살해당했던 사건과 관계가 있는 이른바 '바코드 연쇄 살인'의 일환으로 의심됐던 사례자였다.
다른 모든 경찰들이 산을 수색할 때도, 최무각은 오초림이 실종된 주마리의 지갑에서 물 비린내와 가죽 냄새를 맡아냄으로써 실제 사건이 일어난 강 주변의 흔적을 차례로 뒤졌다. 이는 강 속에 가라앉아 있던 주마리의 자동차를 발견하게 이끌어, '바코드 연쇄 살인'을 수사하는 특별팀에 정식으로 합류하는 기회를 거머쥐게 됐다.
냄새를 보는 눈을 가진 초림이 사건 수사에 도움을 안겼다면, 무각은 탁월한 연기력을 지닌 만담 파트너로 힘을 보탰다. 초림이 걱정했던 극단 품평회에 앞서 점검을 받는 시간, 최무직은 '그린라이트 만담'을 초림보다 더 적극적이고 실감나게 소화해냈다. 망가짐을 불사하지 않는 무각의 연기에 단장(정찬우)은 "진짜 바보인 줄 알았다"고 칭찬을 건넸을 정도.
수사에는 초림이, 만담에는 무각이 의외의 재능을 보이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게 된 셈이다. 결국 이 '그린라이트 콤비'는 섬뜩한 연쇄 살인사건과 웃긴 만담개그를 수시로 오가며 앞으로도 '그린라이트 콤비'로의 호흡을 맞춰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서로에게 이성으로서의 끌림은 느껴지지 않지만, 이 또한 '그린라이트'로 바뀌는 건 시간 문제로 보여진다. 앞서 병원에서 끔찍하게 살해당했던 하나 뿐인 동생 최은설(김소현)이, 초림의 부모님이 살해당했던 사건과 '바코드 살인'으로 얽혀있는 만큼 사건의 매듭이 풀어가며 자연스럽게 풀려나갈 전망. 서로에게 차츰 의지하고, 서로를 하나 둘 믿어가는 과정도 어렵지 않게 예상된다.
한편, '냄새를 보는 소녀'는 냄새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초감각녀와 어떤 감각도 느낄 수 없는 무감각 형사가 함께 이끌어가는 미스터리 로코물.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SBS에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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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보는 소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