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심판자를 자처하는 ‘썰전’이 이태임과 예원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서 비교적 냉철한 시선을 견지했다. 이 프로그램 특유의 균형 있는 시각으로 사건을 다루며 많은 이들을 뜨끔하게 했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썰전’은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장에서 벌어진 이태임과 예원의 신경전에 대해 다뤘다. 사실 이 사건은 벌써 한 달째 후폭풍이 발생하고 있다. 초반 이태임의 이유 없는 욕설로 알려졌지만, 영상이 유출되면서 책임소재를 두고 예원에게 화살이 쏠렸다.
결국 두 연예인 연달아 모두 사과를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렇다고 끝난 게 아니다. 여기에 이 영상을 누가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유출했느냐를 두고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프로그램 종영 후에도 여전히 시끄러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워낙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사건이기에 제작진은 다방면으로 접근했다. 일단 이유야 어떻든간에 욕설을 한 이태임의 실수, 처음 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사건 당일 벌어진 일을 재구성한 매체의 실수, 영상 유출 책임을 져야 할 방송사의 실수, 사건 초기와 달리 반말을 한 사실을 인정한 예원의 실수 등이 차례로 다뤄졌다. ‘썰전’은 일단 매체 보도든 유출된 영상이든 균형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편집자든 촬영자든 기자든 개인의 시각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이 사건의 명백한 잘잘못을 가리려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허점이 있다는 점을 짚었다. 바로 지금 공개된 영상 역시 예원만 찍고 있는 영상인지라 이태임의 행동과 목소리와 표정을 확인할 수 없어 전체 맥락을 따져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도 사건 당시의 감정과 서로 신경전을 벌인 맥락은 당사자만 안다는 점, 그리고 이 영상이 유출된 후 패러디 영상이 쏟아지는 것이 대중이 소비하는 방식으로 취급하기에는 당사자들에게 가혹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물론 누구의 편도 들지 않으면서도 철저히 제 3자의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이 프로그램의 부제인 ‘예능 심판자’의 기획의도답게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그래서 조금이나마 객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려는 의도가 이번 이태임과 예원의 신경전을 다루는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는 앞서 방송됐던 ‘우리 결혼했어요’ 열애설 논란, ‘일밤-진짜 사나이’ 진정성 논란, 이병헌과 클라라 등 사고뭉치 스타들을 다룰 때도 그랬다. 그래서 매번 연예계에 시끄러운 일이 벌어질 때마다 시청자들은 ‘썰전’을 시청하며 사건의 맥락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비록 이 프로그램이 언제나 올곧은 심판을 하며 정답을 제시해주진 않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해답은 찾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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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