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이유비 “19금 대사..금세 적응되던데요. 하하”[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4.03 10: 41

김우빈, 강하늘, 준호. 대세 중의 대세들이다. 그런 것도 모자라 코믹한 대사와 몸짓으로 약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웃긴다. 대세들이 한데 모여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웃기기까지 하다니. 영화 ‘스물’은 그런 미덕(?)이 있는 영화다.
다만, ‘스물’에 출연하는 여배우들에게는 조금의 망설임이 생길 수도 있는 영화일 듯 싶다. 일단, 대사들이 범상치 않다. 15세 관람가이지만 등장하는 대사의 수위들은 조금 높은 편이다.
이유비 역시 마찬가지다. 극 중 동우(준호 분)를 짝사랑하는 소희로 출연한 이유비의 대사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수위가 은근히 세다. ‘딸딸이’는 기본이요 적나라한 단어들도 불쑥 불쑥 등장한다.

민망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이유비는 금세 적응됐단다. 아예 걱정이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촬영하다 보니 어느새 남자들의 거친(?) 언어에 적응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했다. 오히려 편안한 촬영장에 노는 기분이었다면서 스트레스 혹은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고 편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19금 대사들이 걱정이 됐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묻어가게 되더라고요. 거친 어휘에 묻어가던데요(웃음). 어느새 적응을 하고 편하게 촬영을 했어요. 정말 노는 기분이었어요. 촬영 현장도 재밌었고 스트레스도 안 받고, 부담되는 것 하나도 없이 정말 편하게 촬영했죠.”
‘스물’이 남자 영화라는 사실도 여배우로서 ‘스물’ 출연을 망설였을 법한 대목이었다. 아무래도 남자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영화에서 여배우는 도구로 이용되기 쉬웠다. 그저 남배우를 서포트해주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이 역시도 이유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영화가 정말 재밌었고 이런 영화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도구로서의 역할 때문에 걱정은 안했냐고요? 에이~ 편하게 묻어가는 거죠(웃음). 여자 네 명의 캐릭터가 다 매력이 있어서 걱정이 안 됐어요. 그리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정말 재밌었어요. 제가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하게 됐죠.”
자칫 고민이 됐을 수도 있는 부분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긍정의 끝’을 보여준 이유비를 보고 있자니 ‘스물’의 소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 중 소희는 여자 캐릭터들 중 가장 통통 튀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인물. 당돌한 고등학생답게 발랄한 매력을 발산한 소희가 혹시 이유비 본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싱크로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소희를 만들어갈 때 잡아나간다는 느낌 보다는 감독님 자체가 디렉팅을 안하시고 마음대로 하라고 하시고 감독님이 설명을 간단하게 느낌 같은 정도로만 툭 던져 주셨어요. 일단 시나리오에서부터 소희 캐릭터의 상황과 대사들이 감독님의 철저한 생각 아래 만들어져있어서 이해가 안 간다거나 어려움이 있다거나 등의 고민은 없었어요. 실제로 제 성격이요? 소희처럼 장난 치는 건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
‘스물’의 또 하나의 매력, 바로 교복이다. 20대인 이유비에게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건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다가왔을 터. 본인 역시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면서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느낌들을 받았다고 했다.
“6년 만에 입었는데 편했어요. 일단 겉에 보이는 것들을 신경 안 써도 되니까요. 그리고 제 과거들이 생각 난다는 게 좋았어요. 고등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은 느낌이랄까. 예전에는 교복 입는 것 자체가 얼마나 예쁜 건지 잘 모르잖아요. 이제야 학생이라는 것 자체가 예쁘다는 걸 알게 된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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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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