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착않여’ 이순재, 바람난 아버지 뭐가 좋다고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4.03 11: 02

‘착하지 않은 여자들’ 이순재가 돌아왔다. 수 십 년 만에 만난 아버지, 남편의 모습에 여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멀쩡히 살아 돌아왔으니 그럴 만 했다. 급기야 아내는 소금을 집어 들었다. “잡귀야 물러가라”는 울부짖음은 오랜 세월 남편을 그리워하며 살았던 아내의 애달픈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경 연출 유현기)에서는 김철희(이순재 분)가 자신의 존재를 알아본 두 딸 현정(도지원 분), 현숙(채시라 분)을 따라 집을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현정은 김철희와 자신의 유전자 검사 결과서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하필 집에서 이문학(손창민 분) 및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있던 때라 ‘우욱’거리며 밥을 삼키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임신으로 엉뚱하게 오해를 받았지만, 현정은 그런 오해를 풀 힘도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
고민 끝에 그가 내린 결정은 그냥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사는 것이었다. 아버지 철희는 어떤 이유에선지 기억상실증에 걸려 가족들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 채 요양원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마음을 굳힌 현정은 방송을 통해 철희의 가족을 찾아주자는 방송국 후배 이두진(김지석 분)의 의견에 반대를 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의 결심을 무너뜨리는 이가 있었으니 동생 현숙이었다. 우연히 언니의 방에서 유전자 검사증을 보게 된 현숙은 엉뚱하게도 그것이 자신과 장모란(장미희 분)의 친자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따졌고, 현정은 모든 사실을 밝혀야 했다. 결국 현숙은 언니를 설득, 아버지가 기억을 되찾게 돕기로 했다. 현정과 현숙은 엄마 강순옥(김혜자 분)이 모란과 스파에 간 사이 철희를 집에 데려왔고, 그가 좋아하는 동치미 냉면을 해주기로 했다.
또 한 번의 사건이 일어났다. 순옥이 모란과 싸우고 집으로 돌아온 것. 철희의 심부름으로 막걸리를 사러 나왔다 엄마 순옥과 마주치게 된 현숙은 엄마에게 “아버지가 집에 왔다”고 상황을 설명하려 했지만 납득을 시킬 수 없었다. 순옥에게 철희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혼령이라도 왔느냐”, “무당을 불렀냐”던 순옥은 그렇게 집으로 갔고, 철희와 마주쳤다.
철희는 이들 모녀에게 애증의 이름이다. 다정한 아버지이자 남편인 그는 세 모녀에게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줬지만, 한편으로는 모란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인해 가족을 버린 비정한 남자이기도 했다. 철희가 사고로 죽었다고 알려진 후 순옥, 현정, 현숙은 나름대로 인생을 꾸려가기 위해 고생했고, 고통 속에 살아왔다. 그 시간으로 인해 얻은 것도 많았지만, 아버지와 남편의 부재가 채워주지 못한 부분들이 분명 있었다. 때문에 철희를 보자마자 “잡귀야 물러가라”며 혼신을 다해 소리를 지르는 순옥의 모습, “그냥 이대로 살자”며 아버지를 외면하기로 굳은 마음을 먹는 현정의 모습은 충분히 이해가 갈만했다.
더불어, 기억을 잃은 탓에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없고, 오히려 길을 가다 마주친 모란을 자신의 아내로 오해하는 철희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어쩐지 얄미움을 자아낸다. 야속한 철희의 모습을 보면, 뭐가 좋다고 아버지를 집에 모셔오기까지 했나 싶기도 하지만 보는 이들은 갈수록 흥미롭다. 철희는 언제쯤 기억을 되찾을까? 기억을 되찾은 후에 그가 보일 반응은 어떤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eujenej@osen.co.kr
'착하지 않은 여자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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