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연말시상식에서 베스트 커플상 정도는 줘도 될 것 같다. 불혹의 개그맨과 우아한 여배우가 보여준 ‘케미스트리’는 의외의 재미를 선사했다. 캄보디아 편에서 편하게 낮잠을 자는 태평함과 조카를 쥐어박는 무리수(?)로 시청자들의 구박을 받기도 했던 박명수는 가상 아내 박주미가 오자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엉뚱하고 과감한 행동으로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드는 박주미와 그런 박주미를 향해 퉁명스러우면서도 따뜻한 남편의 매너를 보인 박명수가 만든 시너지는 ‘용감한 가족’ 최고의 활력소였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용감한 가족'에서 마지막까지 티격태격 재밌는 호흡을 선보이는 박명수, 박주미 커플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명수는 설현과 함께 염전에서 일을 하다 옆 염전에서 함께 하고 있는 부부의 모습을 보고 투정을 부렸다. “외숙모를 데려왔어야지”라고 박주미의 부재를 아쉬워하던 그는 이내 박주미가 찾아오자 “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어 설현도 질투를 할 만 한 로맨틱한 장면이 연출됐다. 박주미는 소금을 옮기는 수레에 태워달라고 부탁했고, 박명수는 가상 아내를 태우고 신나게 염전을 달렸다. 또 소금밭에 엎드린 박주미는 “이리 와보라”며 박명수를 불러 함께 눈을 맞춘 채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달달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박명수는 “큰 사고를 칠 뻔 했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또 박주미에게 “한수민 씨를 조심하라. 피해 달아나라”고 실제 아내를 언급해 웃음을 줬다.
이처럼 박명수와 박주미는 ‘용감한 가족’ 방송 내내 달달한 신혼부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두 사람 모두 실제로 가정이 있는 유부남, 유부녀였기에 상황극의 몰입과 가족을 의식한 거리두기가 반복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애처가’로 알려진 박명수는 예쁜 박주미를 보고 ‘광대 승천’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상황극을 만들어내는 내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 큰 웃음을 줬다.
더불어 박명수는 ‘나쁜 남자’답게 박주미를 종종 구박하며 가상 아내의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그는 저음으로 이야기하는 아내의 특징을 잡아 “톤을 높이라”고 잔소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박주미는 그런 박명수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깜짝 놀랄 과감한 행동들을 선보여 남편을 긴장하게 했다.
비록 박명수는 방송 말미 “이제 마누라 아니다. 남남이다”라고 칼 같은 모습을 보여 박주미를 섭섭하게 했지만, ‘용감한 가족’이 탄생 시킨 새로운 예능 커플은 한 번만 보고 끝나기에는 아쉬운 ‘환상의 커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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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가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