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불타는 금요일이었다. 아이돌도 아니고, 화려한 댄스 무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어떤 공연보다 뜨겁고 화려했다. 지난 3일 밤 열렸던 토이의 공연은 그랬다.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소통과 감정이 오고갔고, 또 그만큼 많은 추억이 남는 공연이 됐다.
유희열 토이는 지난 2일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정규 7집 '다 카포(Da Capo)' 발매 기념 단독콘서트를 개최했다. 연일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오랜만에 무대에 선 유희열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팬들과 뮤지션인 만큼 끈끈함도 남달랐다. 7년을 기다려온 열정을 이날 공연에 모두 쏟아 붓는 듯 했다.
# 언제 또 볼지 몰라! 마음껏 놀자
사실 토이의 콘서트는 많은 공연들 중에서도 유독 희귀한 아이템이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6집 '땡큐(Thank You)' 콘서트 이후 무려 7년 만에 개최되는 공연. 오랜만에 개최되는 공연이기도 하고, 이번 콘서트 이후 또 언제 다시 토이의 단독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팬들의 함성이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공연 무대에 오른 가수들조차 오랜만에 토이 콘서트가 개최된 것을 축하하고 함께 즐겼다. 오랜시간 토이와 함께했던 가수 김연우는 언제 또 개최될지 모르는 토이의 콘서트 무대에 서며 팬들을 위해 유희열에게 "3년 정도에 한 번씩 개최하자"라고 제안했을 정도다.
유희열은 이날 공연에서 앵콜 무대를 하면서 "기분이 정말 좋다. 언젠가 이런 공간에서 꼭 다시 만나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음악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내년, 혹은 내후년, 몇 년 후라는 약속은 없었지만 유희열이 "꼭 다시 만나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내 공연이 끝난 후에도 팬들에게 더 큰 여운을 남겼다.
# 명품보컬 14명 불러 모은 유희열의 저력
더불어 손꼽히는 명품 발라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토이의 콘서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토이는 윤종신과 김연우, 이적, 김동률, 성시경, 김형중, 이지형, 김원선 등 객원 보컬과 함께 작업해온 유희열의 프로젝트. 많은 히트곡만큼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토이의 앨범에 참여해왔다. 그리고 토이의 콘서트를 위해 뭉쳤다.
'다 카포' 콘서트에는 유희열을 비롯해 윤종신, 김연우, 김동률, 이적, 성시경, 김형중, 이지형, 조원선, 신재평, 빈지노, 크러쉬, 윤하, 악동뮤지션 이수현, 권진아 총 14명의 명품 보컬들이 무대에 올랐다. 에너지 넘치는 윤종신과 김형중, 여성 관객들의 함성을 몰고 다닌 김동률과 성시경, 젊은피 이수현과 권진아 등 다양한 무대로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내로라하는 보컬들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이 토이의 콘서트 말고 또 가능하기는 할까. 유희열은 음악의 힘으로 선후배들을 한 곳으로 모았고, 토이 유희열에 대한 신뢰가 상당한 이들은 모두 한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각기 다른 색깔을 지난 보컬 14명, 이들을 한 콘서트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토이의 공연은 꼭 한 번은 봐야할 공연인 것이다.
# 지루할 틈이 없는 4시간
지난 3일, 유희열은 4시간 가까이 무대에 있었다.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시작된 공연은 12시가 돼서야 끝이 났고, 관객들도 유희열도 모두 지친 기색 없이 4시간을 즐겼다. 지루할 틈도 없이 희귀한 공연이 이어져 무대에서 눈을 뗼 수 없게 만들었다. 유희열의 피아노와 이적의 노래로 시작된 콘서트는 긴 시간이지만 집중력이 상당했다.
개성 가한 보컬들의 색 뿐만 아니라 이들의 재치 있는 멘트가 웃음을 주기도 했다. 예능계에서 활약하며 입담을 갈고 닦은 유희열 역시 폭로와 디스가 난무하는 토크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했다. 피아노 연주뿐만 아니라 수줍게 노래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윤종신과 성시경 등 모두 재치를 뽐내며 유희열과 색다른 '케미'를 완성했다.
"명불허전 유희열 토이"를 외치고 싶을 만큼,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도는 꽉 찬 4시간을 선물 받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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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