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요일 심야 중장년 남녀의 짝짓기 예능 '불타는 청춘' 이 전국 시청률 5% 돌파를 앞두고 있다. MBC '세바퀴'를 능가하는 성인 토크가 이 프로의 장점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 시청률 상승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닌가 하는 게 '불타는 청춘' 측이 가진 고민이다.
닐슨 집계에 따르면 '불타는 청춘' 3일 방송분은 4.3%를 기록해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출연진이 너무 솔직하다는 게 제작진의 남다른 고민이다. 다른 예능 프로들 PD들이 출연진의 날 것 그대로를 뽑아낼려고 애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다.
이날 방송에서는 양금석이 김도균에게 자신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양금석은 운동장에서 게임을 하던 도중 쉬는 시간에 도균에게 갔다. 이후 양금석은 "공연에 관심있다고 하지 않았냐. 내가 며칠 뒤에 괜찮은 클래식 공연 있다고 연락하라 햇는데, 왜 연락을 안했냐"고 물었다.
이에 도균은 당황한 모습을 보였고, "바빴다. 그리고 혹시 사진이라도 찍힐까봐 걱정됐다"고 말했다. 약간 화가 난 듯 했던 양금석은 "그럼 다음에 같이 보러가자. 그리고 찍히는지 안 찍히는지 보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양금석에 한발 더 나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고, 도균은 "존경한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불타는 청춘'만의 19금 직설 화법의 전형적인 예다.
파일럿 녹화 당시 출연진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진짜 실제 상황처럼 행동했던 분위기가 정규 편성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밤에 모여 앉아 약간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꾸만 야한 이야기가 나와 당황한 적이 있다"며 "야한 이야기가 방송에 나갈 수 있는 멘트들과 오디오가 겹치다 보니 편집에도 애를 먹을 정도"라고 했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타는 청춘' 제작진은 출연진과의 녹화에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있다. 연출자 박상혁 PD는 OSEN에 "관록 있는 출연자들인 만큼 가만히 카메라만 비쳐도 흥미로운 상황들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구체적인 상황이나 콘셉트를 준비해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현장에서는 제작진의 인위적인 개입 없이 자연스런 웃음이 만들어진다는 후문이다.
중년 싱글이 주인공이기에 가능한 재미는 이뿐 아니다. 만약 예능프로그램 속 '억지 썸'에 지친 시청자라면 '불타는 청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중년 싱글들은 이성과의 만남보다는 친구 찾기에 집중하기 때문. 이에 대해 김용권 PD는 "싱글 남녀라고 해서 썸이 등장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불타는 청춘'의 출연자들은 그런 관계보다는 진심으로 친구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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