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소율은 대표적 동안 스타 중 하나다. 큰 눈, 작은 얼굴, 발랄한 인상이 그를 동안으로 만들어준다. 실제로 만난 신소율은 그 외모에 맞는 발랄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긴 호흡, 바쁜 일정의 일일드라마를 끝낸 직후임에도 여전히 활기한 그였다.
신소율은 지난 3일 막을 내린 KBS 2TV 일일드라마 '달콤한 비밀'에서 여주인공 한아름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아름은 마치 신소율처럼 밝고 당당하지만 사실 미혼모다. 결국 한아름이 일과 사랑을 모두 성취하는 것으로 드라마는 마무리됐지만, 이 결말을 위해 신소율은 울고 또 울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의 눈물을 지적할 정도. 그러나 이에 신소율은 담담했다. 긍정적인 성격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여자주인공이 매일 우니까 답답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매번 울고 매번 당하고 그러니까. 그래도 아름이가 매 회 울다가 뻥 뚫리게 해드렸어요. 저도 초반엔 작가님이 의도하신대로 모든 장면에서 다 울려고 노력했는데, 뒤로 가면서 캐릭터와 제가 가까워지며 감독님한테 제 의견을 말씀드리기도 했죠. 그래도 제일 어려운 감정연기였던 것 같아요."
이처럼 힘든 감정연기가 가득한 이 드라마는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일일극인 만큼 5개월 여간 계속됐다. 여느 배우들처럼 지칠 법도 한데, 신소율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감정상 멘붕이 온 적은 있어도 스태프들끼리는 좋았다"는 게 그 비결이었다.
"감독님도 일일극 특성에 맞게 짜오신 콘티만 찍으셨어요. 콘티가 다 머리 속에 있으시더라고요. 배우들, 스태프들이 지치기 전에 끝내주시는 편이에요. 감독님이 무서우시다는 소문이 있어서 사실 좀 겁이 났었는데, 알고 보니 정이 많으시더라고요. 저희 다 감독님한테 와인 한병씩 선물받았어요. 생일 때마다요."
미혼모라는 설정도 쉬워 보이지는 않았다. 특히 tvN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그에겐 동안 이미지가 덧 씌어져 있다. 여배우로서 어려보이는 이미지를 포기하기 쉽지 않은데, 신소율은 미혼모 아름을 택했다.
"다들 걱정 하시더라고요. 이미지 때문에 그러신 거 같아요. 작년까지 교복을 입고 나왔는데 갑자기 미혼모인 거잖아요. 어렵지는 않았어요. 모성애는 여자라면 누구다 다 갖고 있는 거니까요. 사실 아기를 키우는 게 너무 어렵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일에 지장이 팍 생길 거 같은 느낌? 아이를 떼어 놓기 싫잖아요."
아이 엄마가 된 신소율을 상상하다 어떤 남자가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인터뷰가 아닌 동년배의 수다처럼 연애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 더군다나 결혼관, 연애관이 인터뷰이와 인터뷰어가 너무나 똑같았다. 그러자 여배우 신소율 보다는 그냥 서른한살 신소율이 남아있었다.
"결혼을 하게 된다면, 마흔 전에만 하면 되지 않을까요? 결혼도 늦어지는 추센데(웃음). 사실 친구들이 결혼을 많이 하고 있는데, 발끈발끈 하기도 해요(웃음)."
이런 신소율은 최근에서야 연하의 매력에 눈을 떴다고. 그러나 아직 독특한 남성관은 변하지 않았다. 신소율이 좋아하는 남자는 '빈털터리 아티스트'였다.
"능력이 좋다면서 주변에서 소개팅을 시켜주면 이상하게 재수가 없는 거 있죠(웃음). 그냥 열등감일 수도 있는데,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그 사람이 비싼 차의 차키를 위에 올려두면 '자랑하려고 저러나?' 이런 생각도 들고. 이상하게 정이 떨어져요. 진짜 조그마한 것에서 핀트가 상해요. 제 이상형은 빈털터리 아티스트요. 엄마가 '눈 더럽게 낮다'고 하시는 거 있죠. 이상형으로 치면 장기하, 빈지노?"
사실 신소율은 장기하와 빈지노를 향한 팬심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 전 소속사 사무실에 빈지노가 온 적이 있었는데,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다고 억울해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실은 TV에서말고는 한 번도 장기하, 빈지노를 본 적이 없음에도.
"장기하, 빈지노가 인기가 많으면 안 좋아할 거 같아요(웃음). 사실 빈지노 씨는 그런 것 때문에 안 좋아했었어요. 랩도 잘하고 잘생기고 다 가진 사람 같잔하요. 남들이 다 좋아하니까 매력을 모르다가 목소리가 진짜 좋은 거죠. 간단히 말하자면 제 이상형은 풍류를 즐기는 사람? 이들이랑 개인적으로는 전혀 모르는 시청자예요. 장기하 씨에게 빠진 건 한량 같아서요. 인터뷰를 하신다거나 TV에 나오시면 술 이야기가 반이더라고요. 그 모습이 풍류와 삶을 즐기는 한량의 모습이 보이면서(웃음). 저 이럴 땐 연예인 아니고 시청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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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