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최지우, ‘꽃할배’를 회춘시킨 여동생 짐꾼의 매력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4.04 11: 48

tvN ‘삼시세끼’에 나와 김장김치를 담그던 최지우가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이하 '꽃보다 할배')에 나온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워낙 ‘삼시세끼’에서 이서진과 좋은 그림을 만들어냈던 그이기에 ‘꽃보다 할배’에서도 잘 해낼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이 없었다. 최지우가 등장한 1회는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이서진과 묘한 기류가 포착된 장면은 마치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더 ‘리얼’한 버전을 보는 듯해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2회에서도 여전히 최지우는 밝은 모습으로 H4(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와 어울렸고 이서진과는 숙소 결정과 여행비용 등을 놓고 티격태격하며 재밌는 광경을 만들어냈다.
신입 짐꾼 최지우의 분량이 많기 때문일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꽃보다 할배’가 본질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래 ‘꽃보다 할배’는 제목처럼 할배들이 중심이 돼 그들의 여행과정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재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맞는 말이다. 실제 지난 2회 방송에서는 새 짐꾼 최지우와 이서진의 분량이 꽤 높았고, 그에 따라 할배들의 분량이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꽃보다 할배’가 본질을 놓쳤다는 것은 2회 만에 판단하기엔 섣부른 것이 사실이다. ‘꽃보다 할배’는 벌써 세 회째를 맞이했다. 이미 할배들의 캐릭터가 잡혀있고, 이서진과의 관계 역시 예상 가능한 가운데 새로운 짐꾼 최지우의 등장은 시청자들도 제작진도 반길만한 할 좋은 소재다. 기대와 맞게 최지우는 신선한 매력으로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었던 ‘꽃보다 할배’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줬다. 여동생 짐꾼 캐릭터는 아무리 매력이 많다 해도 그 매력을 보여줄 만 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부각될 수 없을 터. 새로운 짐꾼에게는 자신을 소개할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새로운 캐릭터에게 누구나 관심과 시선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또 이서진과 최지우의 러브라인은 ‘꽃보다 할배’의 첫방송 전부터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제작발표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여러 번 나왔고, 그날의 가장 인기가 많은 뉴스도 그것이었다. 나영석PD로서는 이런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꽃보다 할배’ 제작진이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다. 지난 4일 방송에서는 관찰 카메라를 통해 동년배 배우들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박근형, 신구의 대화가 공개됐다. 이를 통해 여전한 현역의 배우로 살아가는 H4의 고민과 회한 등을 엿볼 수 있었다. 비록 새 짐꾼의 매력을 부각시키느라 H4의 분량이 다소 줄어들어 보였다 해도 여전히 나영석PD는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2회까지밖에 방송이 되지 않은 ‘꽃보다 할배’는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아있다. ‘편집의 귀재’ 나영석PD가 재미있는 소재와 본질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갈지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꽃보다 할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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