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식스맨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부가 수입을 얻게 됐다. 바로 어떤 프로그램이든 출연하면 일정 부분 웃길 수 있는 예능 인재들과 판을 키워 진짜 특집으로 활용하면 좋을 기획 아이템이다. 다소 허황되거나 비현실적인 특집이긴 했지만 그래도 귀가 솔깃해지는 구성도 눈에 띄었다. 새 멤버를 영입하는 시도를 방송으로 내보내 웃음으로 승화하고, 후보들에게 신선한 특집 아이템을 제안 받는 일석이조 효과는 국민 예능의 멀리 내다보는 운영방식이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예상하지 못한 덤이 쏟아졌다. 바로 제 6의 멤버를 뽑는 식스맨 최종 5인이 가려진 가운데, 이들이 자질 검증 차원에서 보여준 특집 아이템 발표에서 재밌는 기획들이 나왔기 때문.
최종 5인은 광희, 장동민, 홍진경, 강균성, 최시원이었다. 이들은 자신이 ‘무한도전’에서 하고 싶은 특집을 발표했다. 버뮤다 삼각지대를 가자고 진지하게 말하면서 ‘19금 발언’을 쏟아내서 웃겼던 강균성부터 장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사이클 대회 출전 제안을 한 최시원,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한류스타 인터뷰를 하자고 말한 홍진경, 폭력성이 있어 위험하긴 하나 스포츠라고 주장한다면 가능성도 있는 연예인 주먹 대결 판을 벌인 장동민, 매년 촬영하는 달력 화보를 기발하게 하자고 제안을 한 광희까지.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스타들의 발표는 나름대로 진지했다. 물론 멤버들이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태클’을 거는 바람에 입씨름이 펼쳐져 웃음을 안겼지만, 기획 아이템들은 한번쯤 시도해봄직 했다. 10년간 이 프로그램을 이끈 멤버들조차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질문을 쏟아낼 정도로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분명히 이 특집 아이템 발표는 제 6의 멤버로서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마냥 흘려듣기에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끈 게 있었다. 예를 들어 주먹 대결이라든가 최시원과 절친한 해외 스타들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구성도 ‘무한도전’에서 한다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식스맨 영입 방송은 여러모로 화제를 낳고 있다. 21명의 스타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전문 예능인의 색다른 매력을 발굴하기도 하고, 유병재와 같은 예능 샛별의 이름을 알리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예능인 보물 창고를 발견한 듯한 느낌인 것. ‘무한도전’ 식스맨 멤버로 함께 할 때의 해당 스타의 장단점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여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꽤나 재밌는 특집 아이템을 발굴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워낙 넓은 시각으로 다방면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한 ‘무한도전’의 크게 일을 벌이다보니 생긴 부가 수입인 셈이다. 지난 해 1990년대 음악 열풍을 일으켰던 ‘토토가’ 특집도 박명수와 정준하의 농담 같은 기획 제안에서 시작됐듯이 말이다. 국민 예능 ‘무한도전’은 큰 영향력과 종잡을 수 없는 돌발 변수를 활용하는 즉흥성을 기반으로 10년을 버텨왔다. 물밑 노력이 엄청나서 소위 말하는 이유 있는 '얻어 걸림'이 유쾌하게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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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