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로 휘어지는 눈이 사랑스럽다. 그러나 그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면 또 살짝 무서워지기도 했다. '슈퍼대디 열'의 이유리에 관한 얘기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슈퍼대디 열'(극본 김경세, 연출 송현옥) 8회에서는 차미래(이유리 분)가 채유라(오주은 분)와 황지혜(서예지 분)의 군기를 잡는 모습이 그러졌다. 더불어 딸 차사랑(이레 분)이 만들어낸 기적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엄마의 모습도 담겼다.
미래는 유라가 코치 부인들의 모임에 초대해 자신을 아랫사람 취급하며 등급으로 나누고, 딸 사랑에 대해 "운동을 해서 드세다"라고 말해도 꾹 참았다. 또 지혜가 자신과 한열(이동건 분)의 거짓 결혼에 대해 폭로하려고 하는 것도 참으면서 조용히 칼을 갈았다.
결국 열은 "가짜에서 진짜가 됐다"며 미래에 대한 마음을 병원 식구들과 코치들 앞에서 고백했고, 이에 지혜는 만취했다. 미래는 취한 지혜를 데려다준다는 구실로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고, 이때부터 숨겨뒀던 또 다른 모습을 공개했다. 지혜의 머리채를 잡으면서 열을 쫓아다니지 말라고 선전포고했고, 마침 엘리베이터를 타려던 유라에게도 마찬가지로 군기를 잡았다. 유라를 자신 앞에 무릎 꿇게 만들고, 엎드린 지혜의 허리에 앉는 등 무서운 모습 돌변했다.
그런가하면 이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본래의 미래로 돌아왔다. 다음 날 병원에서 만난 지혜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엘리베이터에서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하면, 열 앞에서는 앙큼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매력을 어필했다.
차미래를 연기 중인 이유리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빠진 모습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코믹하게 망가지는 모습은 물론, 깊은 감정 연기도 빼놓지 않고 섬세하게 이끌어갔다. 배우 이동건과의 코믹 케미는 기대 이상이었고, 이레와의 모녀 연기 역시 어색함 없이 이유리식으로 풀어갔다.
엘리베이터 장면처럼 코믹한 에피소드에서는 눈을 부릅뜨고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을 연상시키는 무서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또 엄마에게 기적을 보여주고 싶었던 사랑의 합창반 대회 장면에서는 깊은 감정연기를 소화했다. 곳곳에 코믹적인 요소가 들어있는 만큼 코믹 모드와 러블리 모드, 그리고 감동 모드를 오가며 캐릭터를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지난해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악역 연민정을 맡아 그해 MBC 연기대상까지 수상했던 이유리. 강한 캐릭터였던 만큼 그 그림자를 지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을 깨고 기분 좋게 새로운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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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