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파랑새의 집’ 이준혁의 상대는 누구일까? 오빠 친구와 친구 동생의 관계로 조금씩 정을 쌓아가고 있는 이상엽-채수빈 커플에 비해, 정작 가장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준혁은 모호한 러브라인을 이어가고 있어 알쏭달쏭한 그 속내에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극본 박필주 연출 지병현)에서는 회사 선배인 미진(엄현경 분)과 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지완(이준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지완과 미진은 함께 출장에 갔다가 미진이 손에 화상을 입게 되는 사고로 병원에 가게 됐다. 자상한 지완은 미진을 끊임없이 걱정하며 배려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출장 후 회사로 돌아와 야근을 하는 미진과 함께 남았다. 지완은 손을 다쳐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미진을 위해 대신 그 옆에 꼭 붙어 앉아 타자를 쳐주며 어딘지 모르게 달달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함께 야근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길, 두 사람은 어색해 하며 긴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자신의 손을 걱정하는 지완의 말에 미진은 차갑게만 반응했다. 하지만 지완은 집에 돌아간 후 다시 한 번 미진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돼서 전화했다. 괜찮으냐”고 물으며 자상한 관심을 표했고, 미진은 “안 아프다 괜찮다. 그 정도는 내가 알아서 한다”고 ‘차도녀’ 답게 차가운 모습을 보였다.
사실 지완은 방송 초반부터 은수(채수빈 분)의 친구 영주(경수진 분)와 이어질 것이라 전망됐던 상황. 영주는 친구 오빠인 지완을 애당초 좋아해왔고, 볼 때마다 반가워하며 관심을 표현해왔다. 실제 지완과는 사고이긴 했지만 몇 번의 설레는 장면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지완과 미진의 에피소드 분량이 늘어나며 영주의 분량은 작가로 일하는 방송국에서의 일화의 비중만 커지는 듯 한 모습이었다. 이날 지완이 미진에게 전화를 거는 바로 그 때 영주가 “취재를 하겠다”고 지완에게 전화를 했고, 당연히 두 사람의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가족들이 많이 나오는 주말드라마라고 해도 러브라인은 참 중요한 요소다. 젊은 배우들의 로맨틱한 장면들이 많이 살아날수록 가족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더 풍성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파랑새의 집’ 속 러브라인은 아직까지는 종잡을 수 없이 산만한 게 사실이다. 특히 지완의 마음은 딱히 누굴 향해 있는지 제대로 확인할 길이 없어 답답함을 자아낸다. 과연 ‘파랑새의 집’에서 시원하게 커플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파랑새의 집'은 취업난에 시달리며 꿈을 포기하고 현실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젊은이들과 그들 부모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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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