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런닝맨’ 진부해진 추격전, 초심으로 돌아갈 때
OSEN 김사라 기자
발행 2015.04.06 06: 59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은 웃음과 반전 있는 추격전으로 오랜 시간 사랑 받고 있다. 하지만 박예진, 윤진서, 신세경 등 여배우들이 총 출동한 지난 5일 방송은 흥미진진한 추격전이나 스릴이 조금은 줄어든 느낌. ‘런닝맨’의 초심이 그리웠다.
이날 방송은 ‘운석을 가져간 범인 찾기’ 레이스로 꾸며졌다. 멤버들은 2인 1조로 팀을 이뤘지만 방송 초반부터 송지효, 박예진, 윤진서, 신세경 네 여성 멤버가 공범이라는 사실이 공개됐고, 이들은 미션 중 몰래 운석을 옮기며 끝까지 범인으로 지목 받지 않는 것을 목표로 게임에 임했다. 결국 여성 멤버 네 명의 승리. 길었던 레이스의 끝은 예상한 대로였다.
‘런닝맨’ 멤버들이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라운드의 치열한 몸싸움과 2라운드의 퀴즈 대결은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냈고, 여배우들은 상큼한 애교부터 ‘허당’스러운 면모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매번 게임에 고군분투 했다. 3라운드 ‘야구장 키스타임’ 게임까지 ‘런닝맨’다운 신선한 코너가 줄을 이었다. 다만 조금 정리되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야구장 키스타임’이 몇몇 네티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정된 장소에서 시간에 맞춰 볼에 뽀뽀를 하는 미션이었는데, 이를 위해 멤버들은 수 차례 볼 뽀뽀를 했고, 카메라 앞에 서기 위해 몸 싸움까지 하며 뽀뽀를 주고 받는 이들의 모습이 민망한 광경을 연출했다. 수위가 높다는 문제는 아니었지만, “유부남들도 있는데 이 같은 게임을 해야 하나”라는 네티즌 의견도 적지 않았다.
또한, 세 번의 게임, 여섯 명의 범인을 돌아가며 지목하는 미션에서 전체적인 추리가 ‘스파이’ 네 명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구성됐다는 점도 지적할 만 했다. 여성 멤버들은 돌아가며 ‘운석’을 옮겨 다른 멤버들을 교란시키는 듯 했지만, 사실은 그보다 범인에 대한 힌트에도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한 ‘런닝맨’ 멤버들의 모습이 ‘추리 추격전’의 재미를 반감시킨 부분도 있었다.
‘런닝맨’에는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여러 가지 독특한 설정과 추격전으로 개성 있는 예능을 이끌어왔다. ‘유임스본드’, ‘초능력 축구’, ‘트루개리쇼’ 등 반전, 또는 ‘런닝맨’에서만 볼 수 있는 설정도 좋았고, 초등학생들이 실제로 ‘런닝맨 놀이’를 만들어 낼 만큼의 단순했던 추격전도 좋았다. ‘런닝맨’은 요즘 특히 분위기 업다운 폭이 큰 방송으로 꼽힌다. 이때라면 초심으로 돌아가 게스트에도 상관 없는 ‘런닝맨’의 신선함을 느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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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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