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계급장 뗀 노래 대결..음악 예능계 이단아[첫방]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5.04.06 06: 57

음악 예능 프로그램계 이단아가 등장했다. 음악 서바이벌의 유행이 한 물 갔다는 생각을 완전히 뒤바꿨다. MBC '일밤'의 새 식구 '복면가왕'의 이야기다.
'복면가왕'은 지난 5일 정규 첫 방송으로 첫 전파를 탔다. 지난 설 때 파일럿으로 방송을 탔을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만큼, '복면가왕'에 대한 기대는 컸다. 실제로 방송이 끝난 뒤에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랜 기간 '복면가왕'이 차지했을 만큼 화제성도 뛰어났다.
흔한 음악 서바이벌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너무 진지해서 지루하지도, 너무 가벼워서 몰입도가 없지도 않다. 적당한 긴장감과 적절한 예능이 합쳐졌다. '복면가왕'은 예능다운 음악 예능 프로그램답게 웃음과 실력이 고루 갖춰져있었다.

가장 장점은 계급장을 뗀 노래 대결이라는 점. 인지도에 따른 편견이 없이 복면에 가려진 채로 오직 목소리와 실력만으로 평가 받는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날 1라운드에서 승리한 인물들은 무대 뒤의 인터뷰에서 "계급장을 떼고 겨룰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밝혔으며, 한 여성 복면 출연자는 다리가 풀려 감격에 젖기도 했다.
1라운드에서 패배해 복면을 벗은 참가자들 역시 반전을 선사했다. '왜 이 가수가 떨어졌지'라고 생각했던 인물은 강균성. 판정단을 속이기 위해 가발까지 쓰고 등장한 강균성은 일부러 허스키 보이스를 내 떨어졌는데, 실력파임에도 패배를 하게 돼 보는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반면 '이 사람이 이렇게 노래를 잘했구나'라고 느끼게 한 인물은 배우 김지우, 박광현, 개그맨 정철규. 특히 개그맨 정철규는 인지도는 낮지만 의외의 노래 실력을 뽐내 시선을 끌었다. 인지도와 상관없이 겨룰 수 있다는 것은 '복면가왕' 무대에 설 수 있는 인물들의 폭이 얼마나 넓은 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맞히고 싶은 욕망'은 '복면가왕'에 빠져들게 하는 가장 강력한 장점이기도 했다. 화려한 복면 뒤로 숨겨진 얼굴은 출연자를 알아맞히기에 어려웠다. 다만 몸이나 제스처, 눈동자, 입모양 등은 확인이 가능했다. 판정단은 물론 집에서 시청하는 이들도 복면 속에 가려진 출연자들을 맞히고 싶은 묘한 승부욕이 발동했다.
판정단들 역시 현장에서 가수들을 맞히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으로 재미를 더했다. 저마다 '누구일 것이다'라고 추측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추측에도 일부 도움을 줬다. 또 예상을 빗나가는 전문가 김형석의 허당기 있는 평가나 김구라가 답답함에 화를 내는 모습은 노래 이외에 또 다른 재미 요소가 됐다.
예능적 요소와 계급장 뗀 인물들의 노래 실력은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며 몰입도를 크게 높였다. '복면가왕'은 그간 저조한 시청률의 연속이었던 '일밤'을 구해낼 프로그램이 되는데 일단은 청신호를 켰다. 촬영을 진행한 김성주와 김구라가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회가 지나면 시청률이 궤도에 오를 것이다"라고 예견한 만큼, 임하는 연예인들까지 장담하게 만드는 저력이 시청률에도 나타나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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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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