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진아가 떨어졌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4'(이하 K팝스타4)의 이슈를 장악해 온 참가자 이진아가 결국 톱2의 관문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에게 탈락은 이미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5일 오후 방송된 'K팝스타4'에서는 정승환, 이진아, 케이티김의 세미파이널 경쟁이 펼쳐졌다. 심사위원 점수와 시청자 투표 합산 결과 정승환, 케이티김이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이날 god의 ‘길’을 편곡해 피아노 앞에 앉은 이진아는 눈을 감고 차분히 연주를 하며 노래했다. 자신이 가야하는 길에 대한 고뇌와 고민을 담은 '길'의 가사가 이진아의 현 상황과 맞물렸고, 그 만큼 노래 이 노래를 부르는 이진아 자체가 공감을 주기 충분했다. 읊조리듯 몽환적인 이진아의 음색은 여느 때처럼 듣는 이를 매혹시켰다.
하지만 '너무 무난한' 것이 독이 됐다. 아티스트로서 이진아를 부각시켜 온 편곡이 이번 무대에서는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 유희열과 양현석은 이진아이기에 잘한 부분은 분명 있었으나 아쉽게도 "지나치게 무난했다"라는 평을 내놓았다. '길'을 쓴 박진영은 "노래 자체가 끝으로 갈수록 감정이 커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뒷부분이 조금 더 열렸어야 했다는 의미다.
결국 곡 해석에서 감점을 받은 이진아는 유희열-양현석-박진영에게 각각 94-90-92점을 받았다. 절대적으로는 높은 점수이긴 하나, 정승환이나 케이티김에 비해 가장 낮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이진아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번 무대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예감한 듯 노래를 부르기 전부터 "마지막 무대에 선다라고 생각한다"라며 담담하게 자신을 북돋았다. 탈락 호명 후에도 옅을 미소를 띄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못한 것에 대해 눈물을 흘리기 보다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라는 어른스러운 소감을 들려줬다.
사실 우승을 거머쥐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이진아는 이미 'K팝스타4'의 특색을 상징하는 뮤지션이자 마스코트였다. 드라마틱한 반전을 쓴 케이티 김도, 한결같은 정승환도 잘했지만, 이진아는 첫 회부터 줄곧 가창 대결이 아닌 한 편의 공연을 선보이는 느낌이었다.
심사위원들이 이진아를 평하는 잣대는 다른 참가자들가는 다소 달랐고, 그는 가수가 아닌 아티스트로서의 기대감을 채워야했다. 방향성을 제시하는 가수. 마지막 무대는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 것이었다. 그 만큼 본인으로서는 두 배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터다.
물론 모든 이들이 그를 응원한 것은 아니었다. 음색은 호불호가 갈렸고, 동요 같은 노래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톱3에 올라온 것은 '너무' 개성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그가 현 가요계에게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유희열은 마지막 무대에서 "이진아를 보며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자극받았다"라며 그를 '동료'라고 평했다. 이진아는 이미 검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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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