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력은 다른데, 후폭풍이 닮았다. 첫 방송을 성공적으로 마친 MBC ‘복면가왕’과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엄청난 파급력을 선보였던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의 이야기다. 화제성과 반응의 차이는 있지만 비롯되는 결과가 많이 닮았다.
출연하는 가수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고, 잊혀진 명곡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금 차트에 고개를 내밀게 됐다는 점 등이다. 또한 음악과 무대를 베이스로 한다는 것과, 무대에 선 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 음악을 감상하는 패널들이 예능 프로그램다운 웃음을 자아낸다는 것도 닮은 부분이다.
지난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전파를 탔던 ‘복면가왕’은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 지난 5일 첫 방송 됐다. 당시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시사했던 이 프로그램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줬다.
앞서 폐지된 ‘일밤-애니멀즈’가 기록했던 시청률 2.9%(이하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의 2배 이상의 수치를 기록하며 ‘일밤’의 부활에 힘을 더한 것.
그래서일까. 방송 이후 프로그램은 물론 출연 가수들과 이들이 부른 음원까지 뜨거운 관심을 받는 중이다. 가장 큰 수혜자는 걸그룹 EXID 솔지. 그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는 설 연휴 방송 당시 뛰어난 가창력으로 재조명 받았고, 이날 첫 방송에서도 축하공연을 펼치며 다시 한 번 가창력을 입증했다.
정규편성 된 이후 아직 ‘복면가왕’이 탄생하지 않았지만, 방송에 나왔던 음원 제목들이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고,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대낮에 한 이별’이 대표적인 케이스. 앞서는 ‘가수가 된 이유’가 관심 받은 바다.
또한 복면을 쓰고 등장했다가 탈락해 얼굴을 공개한 이들도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랜만에 얼굴을 비친 배우 박광현과 개그맨 정철규, 배우 김지우가 그 주인공. 그간 활동이 미약했던 이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금 회자되고 관심을 받게 됐다는 것이 ‘토토가’와 닮았다.
음악 쇼이지만 진지하지 않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토토가’의 대기실에서 그랬던 것처럼 ‘복면가왕’에도 웃음을 담당할 김구라, 지상렬, 이윤석 등이 패널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평가와 함께 재미있는 입담으로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음악 경연에 무게를 덜어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작곡가 김형석과 돈스파이크 등 전문성 있는 패널들은 너무 예능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부분도 물론 있다. 섭외의 문제, 신선했던 포맷이 식상해졌을 때 찾아올 위기 등이다. 어떻게 극복해나야 될 것인지는 제작진이 가진 숙제인 듯하다.
한편 복면 속 출연자들이 계급장을 떼고 가창력으로만 정면 승부하는, 미스테리 음악쇼 ‘일밤-복면가왕’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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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