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종 “축구 중계, 너무 잘하죠? 하하” [인터뷰②]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4.06 16: 10

(1편에 이어)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방송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조우종 캐스터와 이영표 해설위원. 조우종의 중심을 잡는 안정적인 진행 위에서 날개를 단 이영표의 ‘예언’급 예측이 더해진 KBS의 중계는 호평 속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당시 KBS는 파업 여파로 월드컵 준비에 가장 소극적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가장 내실 있던 이들의 중계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모두 기대 이상으로 수행하는 조우종의 재능과 열정이 또 한 번 확인된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조우종과 이영표. 이들 환상의 콤비 중계는 아직 유효한데, 지난 ‘2015 AFC 아시안컵’ 중계에서도 이들은 시청률 1위를 거머쥐었다. 이는 브라질 월드컵부터 인천 아시안 게임, 2015 AFC 아시안컵까지 중계가 거듭될수록 조우종과 이영표가 투수와 포수처럼 주고받는 이들의 찰떡 호흡이 빛난 결과. 시청자들은 한 설문조사에서 최고의 호흡을 보여준 콤비 1위에 조우종과 이영표를 꼽는 등 이들을 따뜻하게 응원하고 있다.
중계에 대해 입을 열자 조우종은 “너무 잘하죠?”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어 보인다. 조우종은 축구 중계에 대해 남다른 부담감으로 힘들었다는 이야기부터, 그만큼 뿌듯했다는 이야기까지 막힘없이 전했다.

“중계를 하고 나니 보람이 있는 거지, 처음에는 죽고 싶었다. 부담감이 공황장애처럼 다가왔다. 말 그대로 죽고 싶었다. 방송을 하면서도 ‘축구 중계 못하면 어떻게 하지?’ 이 생각밖에 없었던 기간이 있었다. 항상 중계방송을 틀어놓고 다녔다. 월드컵이 끝나고는 울었다. 말로 표현이 안 되는 감정이었다. 사실 강박증에 시달리면서도 시청률 꼴찌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 워낙에 다른 방송사가 강했으니까. 2위를 하면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일본 경기를 중계했을 때 2등을 했다. 이영표와 부둥켜안고 행복해했다. 그런데 일이 커졌다. 나는 이영표가 뭐든 하게 깔아줬다. 뭐든 다 받아주겠다는 각오였다. 시청률 1위를 하고 나서 만감이 교차했다.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었다.”
특히 조우종은 월드컵 전 불거졌던 내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4월, KBS 아나운서들은 퇴사한 전현무의 브라질 월드컵 중계 영입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며 공동 피켓 시위를 진행했던 것. 이후 전현무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마음이 불편하다”며 “당시 자사 아나운서들과 나를 공정한 잣대에 두고 판단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테스트에 임했다. 캐스터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고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최종적으로 캐스터에 대해 고사했다”고 전한 바 있으며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도 해당 일과 관련한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에 조우종은 “내가 피켓을 들고 전현무가 오는 것에 반대해 시위했다고 하는데, 나는 피켓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전현무가 '라디오스타'에서 나에게 사과했다. 그런데 사과 안 해도 된다. 나는 가만히 기다린 사람이다”라고 당시의 일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조우종은 “이영표가 ‘2014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곧 프리를 선언할 조우종 아나운서’라고 말해서 순간 오기가 생겨서 KBS 사장이 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고무적으로 받아들이시는 분이 많았다. 지금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KBS 사장님 오셨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앞으로도 이것저것 다양한 방송을 하고 싶은 마음이 많다. KBS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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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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