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정우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사일런스’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비록 단역이었지만, 스스로 발로 뛰고 얻어낸 성과이기에 더욱 뜻 깊다.
남정우는 최근 대만에서 진행된 스콜세지 감독의 ‘사일런스’ 영화 촬영을 마치고 귀국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캐스팅 확정은커녕 오디션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혈혈단신으로 대만 촬영지를 찾아 역을 따냈다는 것. 그는 “내가 배우가 되고 뉴욕을 거쳐 대만까지 오게 된 것은 1학년 연극 동아리에서 ‘침묵’이라는 공연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2012년 스콜세지 감독을 찾아 홀로 미국 뉴욕에도 다녀온 바 있다.
‘사일런스’라는 작품 자체가 그에게 의미가 깊었다는 것이다. 그는 원작 ‘침묵’을 통해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고, 이 작품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부단한 노력 끝에 영화 촬영지까지 몸을 이끌었다.
아무런 도움 없이 도착한 촬영지에서 스콜세지 감독을 바로 마주할 수 있었을 리 없다. 남정우는 피켓을 들고 촬영지에서 캐스팅을 요청했고, 이는 대만 현지 스태프의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그는 단역 오디션에 참여, 스콜세지 감독을 직접 만나는 일까지 해냈다.
국내 무명 배우였던 남정우는 오롯이 끈기와 노력으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2년 9월 26일 ‘침묵 프로젝트’를 위해 처음으로 움직였다”며, “나를 배우로 만들어 준 작품,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작품, 그 작품을 최고의 감독이 만든다는데 거기 출연하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움직였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이메일, 우편 메일을 보내고,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들 찾아 다니고, 17세기 일본 큐슈 사투리 연습을 하고, 뉴욕까지 가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다. 쉽지 않았다. 나 같은 무명 배우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었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2년 반 동안 ‘사일런스’ 제작은 연기됐고, 지난 1월 나의 마지막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촬영이 확정됐다”고 회상했다.
결국 꿈을 이뤄낸 그는 “나는 계속 꿈을 꾸겠다. 매일 꿈을 꾸겠다. 그리고 움직이겠다”며, “여러분의 자극이 되고, 기쁨이 되겠다. 다시 한 번 지지하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 감사 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정우는 2006년 연극 배우로 데뷔해 ‘지하철 1호선’, ‘명성황후’, ‘이’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또,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9’, 영화 ‘맥시멈 버스트’, ‘배드민턴’, ‘48미터’, ‘빅 매치’ 등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한편 ‘사일런스’는 17세기 일본에 종교 범죄를 수사하러 여행하는 신부 둘의 이야기를 그린다. 리암 니슨과 앤드류 가필드, 아담 드라이버가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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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