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열연과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는 MBC 수목미니시리즈 '앵그리 맘'(극본 김반디, 연출 최병길)이 리얼한 세트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앵그리 맘' 제작진에 따르면 정확한 비용을 밝힐 순 없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세트, 소품 등 미술 부문에 많은 투자를 했다.
극중 홍 회장(박영규) 집은 ‘비리의 집합체’답게 실제 시중에서도 구하기 힘든 소품들을 동원해 호화로운 세트를 제작했다. 특히, 지난 2일(목) 방송분에서 애연(오윤아)이 비밀장부를 빼오기 위해 홍 회장 비밀금고에 손을 댄 장면은 ‘호화세트’의 결정판을 보는 듯 했다. 화면을 압도하며 자동으로 움직였던 대형 동상은 폐타이어로 만든 사자상으로 아티스트 지용호 씨의 ‘Lion’ 작품을 대여한 것이다.
이밖에 홍 회장 집무실에는 서양 중세시대 기사 갑옷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것 역시 수집가들에게 상당한 수준의 대여비를 주고 세트에 들여왔고, 세트 복도에는 홍 회장의 애완동물들인 뱀, 도마뱀 등을 구해 키우는 중이다. 제작진은 “실제 세트에 뱀과 도마뱀, 지네, 타란튤라 등을 키우고 있다”며 “담당자가 주기적으로 세트에 찾아와 동물들을 관리할 정도”라고 말했다.
홍 회장의 아들 상태의 방도 화려함의 극치다. 상태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올라타는 오토바이는 실제 주행이 가능한 B사의 오토바이며, 화려한 뒷배경은 100가지 패턴이 들어간 LED 벽이다. 이수연 미술감독은 “쇼에서만 쓰는 자동 장치, LED 등을 드라마에서 쓰는 게 흔치 않다”며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재밌는 작업이었고 보는 분들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2일 방송분에서 강자(김희선)가 귀여운 유혹을 시도했던 정우(김태훈)의 오피스텔 역시 세트다. 복층 구조로 제작된 이 세트는 수백원만대의 오디오는 물론 와인을 곳곳에 배치해 미니멀하고 감각적인 정우의 극중 캐릭터를 녹여냈다고.
이에 반해 공주(고수희)의 공간은 귀엽다. 공주의 트레이드 마크인 왕관이 세트 정중앙에 배치되어 공주의 취향을 적극 반영했고, 세트 컬러 톤을 ‘핑크’에 맞춰 밝은 캐릭터 분위기를 살렸다. 실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도록 고급 스파제품과 마사지 의자가 비치된 것도 포인트. 노아(지현우)네는 강직한 판사 박진호(전국환)의 집답게 한옥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따뜻한 톤을 연출했다.
이수연 감독은 “'앵그리 맘' 이야기가 현실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너무 밝지 않은 톤으로 세트를 제작했다”며 “각 세트에도 캐릭터들의 성격이 묻어나도록 노력했다. 특히, 다양한 소품을 구해준 소도구팀이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리, 연기에 이어 세트까지 완벽한 '앵그리 맘'은 매주 수, 목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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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