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웃는다. 웃음 소리가 나지만 눈물이 흐르는 모습으로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배우가 장혁이다. 비록 '빛나거나 미치거나' 속 사극 톤이 '추노'와 닮았다는 평이 많으나, 열연만큼은 흠 잡을데가 없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는 왕소(장혁 분)가 신율(오연서 분)이 죽었다고 믿고 오열하는 장면이 담겼다. 더불어 이날 왕소와 신율은 애달픈 사랑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열연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는 왕소를 열연한 장혁의 연기는 그야말로 역대급 흡입력을 보였다. 슬퍼 우는 것만이 아니라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 웃음이 터져 나오면서도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개봉이 어디있느냐"고 외치는 대사 속에 서려있는 슬픔이 어느 정도인지 고스란히 안방 시청자들에게도 느껴졌을 정도.
웃으면서 동시에 우는 연기를 완벽히 해낼 사람이 몇이나 있으랴. 장혁의 연기는 그의 비슷한 사극톤에 대한 일부 혹평을 덮기에 충분하다. 앞서 방송을 본 일부 네티즌은 장혁의 사극 톤이 '추노'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전작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보였던 독특한 캐릭터 역시 남아 있기에 초반 몰입도를 방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도 장혁은 자신만의 연기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도 뚝심있게 자신의 사극톤을 유지했고, 극이 진행될 수록 시청자들 역시 억양이나 톤보다는 연기에 집중하게 됐다. 소신있는 연기가 결국 시청자들을 이해시킨 셈이다.
8일 마지막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장혁의 연기는 절정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병약해진 신율을 지킴과 동시에 악역인 이덕화(왕식렴 역)에 맞서 싸우는 모습이 담기는 마지막 회에 장혁의 다양한 감정이 모두 담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갓혁'이라 불려 마땅한 장혁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한편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고려시대 저주받은 황자와 버려진 공주가 궁궐 안에서 펼치는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goodhmh@osen.co.kr
빛나거나 미치거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