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테이크(신승희, 장성재) 9년간의 긴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오랜만의 컴백이라 아직 낯설지만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해온 만큼 신곡에 대한 자신감은 상당했다.
테이크는 오랜 공백을 깨고 지난 3일 신곡 '어느 봄날에'를 발표했다. 지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이 곡은 정규 2집 파트1의 선공개곡으로, 헤어진 이유가 기억나지 않을 만큼 행복했던 시절을 보낸 좋은 기억들과 지난날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남자의 마음을 담았다. 봄날과 어울리는 감성을 테이크 특유의 아련한 음악으로 풀어냈다.
사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가요계에서 9년의 긴 공백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멤버 신승희와 장성재도 더 긴장하고 설레는 모습이었다.
"너무 설레고 긴장도 돼요. 우리 노래가 얼마나 많이 사랑받을까하는 걱정과 설렘이 제일 커요. 데뷔 때보다 더 떨리고 긴장되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활동하니까 신기한 것 같고, 사실 인터뷰도 신기해요(웃음)."
긴 공백이 있긴 했지만 테이크를 잊지 않은 팬들도 많다. 히트곡 '나비무덤'의 효과일까. 이 곡은 특히 남성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곡으로, 최근까지 엑소와 비투비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커버곡으로 부르며 지금까지도 관심 받고 있다. 더불어 장성재는 지난 2011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2'에 출연하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나비무덤'의 예전 영상을 검색해보기도 했는데, 핫한 아이돌이 불러주는 영상을 보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들 덕분에 조금 더 어린 친구들에게 곡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고맙죠."
엑소와 비투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두 멤버는 "꼭 밥 한 번 먹고 싶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랜 공백에도 테이크의 이름을 계속해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돼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더불어 '나비무덤' 두 번째 이야기도 준비해놨다고.
"뿌듯하고 더 좋은 노래를 만들어서 활동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공백기 동안 엑소와 비투비가 많이 알려준 것 같아요. '나비무덤' 두 번째 이야기라는 곡을 만들게 됐는데, 두 팀에게 선물해주고 싶어요. 우리끼리 만들어놓은 상태인데, 주게 되면 정말 좋고 의미 있을 것 같아요. 꼭 같이 밥 한 번 먹고 싶어요(웃음)."
테이크 두 멤버가 뜻하지 않게 오랫동안 활동을 쉴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문제는 시간차 군입대. 장성재가 전역 후 신승희가 입대하면서 서로 시기가 맞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끝까지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은 두 멤버는 재회했고, 테이크로 데모 작업을 시작했다. 2~3년 정도 시간이 들었고, 그동안 쌓아왔던 음악에 대한 갈증을 풀어내듯 더욱 성숙해진 음악으로 졸아왔다.
"하루아침에 빠르게 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음악은 재조명될 수도 있고, 대중이 어디에 치우치지 않고 이 노래가 좋다고 하면 들어주는 것 같아요. 그런 틈을 파고들어야죠."
사실 이 공백기는 테이크에게 최대 위기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두 사람에게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으로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째든 음악을 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멤버들의 마음이 충분히 느껴졌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의도한대로 좋은 곡이 나왔을 때의 기쁨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좋고, 엄청난 행복이죠. 행복하게 노래를 잘 만들어서 가지고 나갈 때도 엄청난 행복이에요. 그 곡을 대중이 좋아해주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도 없죠. 요즘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어요."
'어느 봄날에'는 테이크의 본격적인 활동의 시초 같은 역할을 해줄 곡이다. 이번 싱글 발표를 시작으로, 내달에는 미니앨범 발매를 계획 중. 연일 곡 작업에 매진하면서 테이크의 두 번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새 앨범에는 어쿠스틱한 면이 가미된 편안한 곡들이 수록될 예정이다.
"솔직히 일단 음원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요. 무엇보다 테이크가 오랜만에 나왔는데, '이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좋은 음악을 가지고 왔구나' 그런 느낌을 알릴 수 있다면 성공적이지 않을까요. 물론 테이크 이름에 대한 인지도도 높이고 싶죠. '나비무덤'은 알지만 테이크는 모르는 분들도 있어요."
더불어 테이크는 '장수 그룹'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 2003년 데뷔해 올해로 13년차를 맞았지만 활동했던 기간보다 하지 않았던 기간이 더 길어 선배라는 호칭도 어색하다는 그들. 꾸준히, 오랫동안 '테이트다운' 음악을 하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바람이었다.
"역시 장수하는 팀이 되고 싶어요. 오래하는 팀도 있지만, 잠깐 나왔다가 들어가는 팀도 있잖아요. 우리의 색깔을 알리고 싶고, 꾸준히 잔잔하게 오래가고 싶어요. '나비무덤'처럼 10년 후에도 또 부를 수 있는 곡이 나왔으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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