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슬혜 "예뻐보이는 거? 신경 안 써요" [인터뷰]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4.09 09: 21

9일 개봉한 영화 '장수상회'(감독 강제규, 제작 빅피쳐)는 황혼 로맨스를 담는다. 주인공은 박근형과 윤여정. 두 배우의 사랑스러운 연애를 지켜보고 있자면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그 가운데 박양 역의 황우슬혜는 감초 같은 역할이다. 마트 사장 장수(조진웅)를 짝사랑하는 다방 아가씨로, 분량은 많지 않지만 적재적소에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미쓰 홍당무'(2008) '과속스캔들'(2008), 드라마 '사랑을 믿어요'(2011) 등 출연작을 떠올리면, 황우슬혜는 늘 청순했다. 박양은 저돌적이고 화끈하다. 장수만 보면 그의 무릎에 올라앉고, 적극적으로 애정 공세를 펼친다. 황우슬혜는 박양의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성향을 '다 알지만 순수하다'로 해석했다. "까발리는 스타일"이 황우슬혜의 마음에 쏙 들었다.
그의 연기 변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장수의 딸 아영(문가영)을 괴롭히는 불량 학생들을 박양이 일망타진하는 장면이 있다. 극중 유일한 액션신(?)으로 황우슬혜의 날렵한 몸놀림과 발차기를 볼 수 있다.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과거 '전설의 미친X'이란 설정이다. "한때 액션스쿨을 다녔다"는 황우슬혜는 "원래 몸 쓰는 걸 잘한다. 액션 못 하게 생겼나 보다"며 웃었다.

외양 변화도 눈길을 끈다.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황우슬혜는 진한 화장에 꼬불꼬불 파마머리, 다소 촌스러운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후반부 달라진 모습을 쉽게 알아보지 못할 정도다. 그는 "언론시사 당시 큰 화면으로 보는데 박양이 진짜 못생겨 보였다. 말투도 웃기더라"며 깔깔 웃었다. 깍쟁이처럼 야무진 인상이지만, 수더분한 성격이 웃음소리에서 묻어났다. 
상대역은 조진웅이었다. '사랑을 믿어요'에 함께 출연했던 인연으로 원래 친분이 있었던 터. 서로 편안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황우슬혜는 조진웅을 '재미있는 오빠', '선한 사람', '변하지 않는 배우'라고 표현했다. "둘 다 틀에 박혀 있는 연기가 아니라 매 테이크 마다 다르게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함께 촬영하면서 즐겁다"고 설명했다.
'미쓰 홍당무'로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한 황우슬혜는 어느덧 데뷔 8년차 배우가 됐다. 황우슬혜는 '미쓰 홍당무'에서 백치미를 자랑하는 러시아어 교사 역을 맡았고, 그가 라이터를 뜻하는 러시아어를 읊으며 묘한 자세를 취하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어느날 신인 배우들이 오디션 준비하면서 그 장면을 연습하더라. 신기했다"고 말했다.
 
"출연한 작품들을 잘 못 봐요. 촬영할 때도 감독님이 부르는 경우 외엔 거의 보지 않아요. 어느 감독님은 연기에 관심이 없느냐고 했는데, 실은 연기 때문이에요. 모니터를 하면 외적인 부분에 자꾸 신경 쓰게 되거든요. 그 부분은 스태프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저는 연기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예쁘게 보여지는 데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최근 황우슬혜를 사로잡은 것은 심리학이다. 결국 연기의 연장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연기는 공부를 계속 해도 끝이 없다"고 답했다. 지금도 촬영이 없을 때면 연습실을 찾아 연기 선생님과 연습을 한단다.
"연기는…이제 걷는 수준인 것 같아요. '이제 걸을 줄 아는 구나'하고 깨달은 수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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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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