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호구’? 굳이 왜 최우식이냐 묻는다면..”[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4.07 17: 51

지난 두 달 동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라는 말은 딱 최우식(25)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호구’가 캐릭터의 이름일 정도였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에서 최우식은 이보다 더 ‘호구’스러울 수 없는 천사 같은 미소와 따뜻한 마음으로 시청자에 힐링을 선사했다.
'대한민국 대표 호구남'이라는 캐릭터 설명에 꼭 들어맞는 최우식의 평범한 매력은 이 드라마에서 완벽하게 빛을 발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참 좋은 사람이지만, 연애는 도통 할 줄 모르는 호구의 고민, 또 그의 ‘연애 말고 사랑’은 호구의 출구 없는 매력에 빠진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며 그를 응원하게 했다. 평범한 남자 호구를 더욱 매력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건 최우식이라는 배우가 지닌 맑은 이미지와 자연스러운 연기력에 있었다.
“연기하는 게 편안하고 행복했어요. 첫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인데, 표민수 감독님과 같이 하게 돼서 영광이었어요. 제가 뛰어놀 수 있는 현장이라 대본보다 더 많이 연기했어요. 사실 제가 호구 역할을 하는데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어요. ‘굳이 왜 최우식이냐’는 질문이 많았죠. 그런데 감독님께서 그런 이야기를 다 무시하고 저를 믿어주셨어요. 저도 못하면 안 된다는 걱정 때문에 부담감이 많았지만, 오히려 그 부담감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호구와 비슷한 면이 많아서, 그게 무기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도 저의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을 보고 선택해주신 것 같아요.”

최우식은 아직 소년 같은 이미지가 강한 배우다. 웃을 때는 눈이 없어질 정도로 밝게 웃어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하고, 울 때는 목 놓아 펑펑 울며 모성애를 자극하는 게 익숙하다. 그러다가 눈을 똑바로 뜨고 목소리를 깔면 언뜻 상남자의 기운도 감지된다. 최우식 또한 자신의 외모에서 나오는 평범함의 힘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눈웃음이요? 그건 눈이 작아서 웃으면 안 보이는 거라 콤플렉스에요. 감정을 수만 가지 표현하려고 해도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서요. 그래도 저처럼 평범한 외모의 인물이 평범한 실생활 연기를 할 때, 진정성이 커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아무래도 제가 비슷한 캐릭터를 계속 연기하면서 선한 이미지가 굳혀진 부분이 있는데, 그게 제 무기라고 생각해요. 상남자 이미지를 만들고 싶기는 하지만 갑자기 바뀌는 거 보다는, 보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려고요.”
‘호구의 사랑’은 로맨틱 코미디 안에 성폭행, 미혼모, 동성애 등의 소재를 녹여내며 매회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던지기도 했다. ‘호구의 사랑’의 중심을 잡은 최우식은 힘든 도희(유이 분)의 곁에서 그를 사랑으로 감싸는 순정남의 모습부터, 강철(임슬옹 분)의 일방적인 동성애까지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 시선을 끌었다.
“호구가 도희에게 느끼는 사랑의 색이 기존 로맨틱코미디와 조금 달랐어요. 저는 연애 경험이 별로 없어서 작가님과 소통을 많이 하면서 호구의 감정선을 잡아갔어요. 특히 금동이가 생기고 나서는 호구가 도희에게 느끼는 감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실제 제 연애 스타일은 호구와 비슷한 면이 많아요. 외모에 자신이 없고 소심해서, 여자에게 다가가기 어려워해요. 밀당도 못하고요. 그냥 바보같이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호구가 너무 착해서 이해가 안 갈 때도 있었어요. ‘내가 너무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기도 했죠. 그런데 호구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감독님도 호구의 상황에 대해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 해주셨어요.”
“결말에 대해서도 만족해요. 노경우가 벌을 받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 드라마는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니까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치유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 촬영 날, 기쁠 줄 알고 ‘와아’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갑자기 서운해졌어요. 호구 덕분에 나도 이렇게 따뜻한 위로를 받았는데, 그 느낌이 같이 없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앞으로도 편안한 이미지의 배우가 되고 싶어요. 편안한데 연기를 엄청 잘 하는 배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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