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풍문’ 유준상, 갑질해도 정감가는 요상한 마력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4.08 14: 18

‘풍문으로 들었소’ 유준상이 나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이라면 든든하기 짝이 없는 남자로 탈바꿈했다. 며느리 고아성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어느새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가 됐다. 유준상의 철저한 가족 지향적인 애정과 관심 일변도에 시청자들의 입꼬리가 한 없이 올라갔다.
유준상은 현재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어소’에서 제왕적 권력을 누리는 로펌 대표 변호사 한정호를 열연 중. 정호는 이 드라마에서 입체적인 인물 중에 하나다. 그가 가진 성향은 복잡하기 그지없다. 원래 인간이 단편적일 수 없는데, 하물며 자신의 분야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 정호니 더 여러 가지의 사회적인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
초반 재력과 권력을 키워나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허점이 있는 인물이었다면, 지금은 다르다. 중반 이후에는 상류 사회에 진입한 며느리 서봄(고아성 분)의 영특한 두뇌 회전에 감복하면서 그가 자신의 명성에 보탬이 되는 일원으로 성장하게끔 전폭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속내야 어떻든 믿음직스러운 뒷받침이 정호라는 인물이 아무리 ‘갑질’을 해대도 정감이 가게 한다. 물론 이 같은 정호의 보살핌이 봄이를 위한 따듯한 마음가짐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성공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지난 7일 방송된 13회에서 언니 서누리(공승연 분)와 관련된 소문으로 힘들어하는 봄이에게 “형제는 개별적으로 봐야 한다”며 감싸는 한편, 자신을 이용해 누리를 갖고 논 남자에게 복수하는데 성공한 봄이를 흐뭇하게 바라본 장면만 봐도 그렇다. “저 아이가 날 잘 써먹었다”라고 뼈 있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쑥 올라간 것. 자신이 원하는 며느리로 한층 성장한 봄이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며느리 바보’ 정호의 표정은 이날 방송의 짜릿한 쾌감 중에 하나였다.
유준상이 연기하는 정호가 매력적인 이유는 반박자 느린 표정과 행동 변화. 기품 있게 보이기 위해 반박자 느리게 표정을 짓고, 손동작을 하는 정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허례허식이 몸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동시에 이런 과도한 불필요한 동작이 정호를 ‘밉상’으로 만들지 않는 제작진과 배우의 영민한 캐릭터 해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권력을 확대 재생산하고 향유하는데 있어서 철저한 갑의 논리를 펼치는 정호. 언제나 상류층에 자리잡고 있어서 때론 인생살이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얄미운 면모가 있지만, 자신이 가신처럼 부리는 비서들에게 ‘놀아나는’ 모습을 보면 허점도 눈에 확 띄는 인물이다. 그리고 목적 달성을 위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면서도 그리고 어딘가에는 순수한 면모가 있어 결과적으로는 며느리 봄이를 챙기는 정호의 모습이 안방극장의 호감도 상승을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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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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