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SNL코리아'의 코너 '극한직업' 속 찌질한 연기로 화제를 모으며 MBC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까지 올랐던 방송인 유병재가 '극한도전'을 한다. tvN 새 드라마 '초인시대'로 주연과 작가를 병행하는 이례적 도전을 앞두고 있는 것.
아직 드라마로는 검증되지 않은 유병재가 대본과 주연의 1인2역이라는 쉽지 않은 도전을 앞두고 작품과 배우, 그리고 기획의도 등을 모두 낱낱이 털어놨다. 8일 서울 상암동 DMS 빌딩에서 열린 tvN '초인시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다.
이날 유병재는 두 굵직한 역할을 병행하게 된 것에 대해 "이런 기회가 쉽지 않다"며 "행운"이라 소감을 밝혔다. 평소 '초능력'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현사회가 젊은이를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하는 듯한 문제를 다뤄보고 싶은 마음이 결합해 '초인시대'는 탄생했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게 그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물론 이미 '초능력'을 다뤄 히트했던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는 다름을 강조했다. 유병재 스스로는 "많이 다르다"고 짧게 답했지만, 진행을 맡은 사회자가 "중요한 배우(김수현)가 다르다"고 설명을 덧붙이자 유병재의 표정이 굳으며 현장에 참석한 이들을 웃게 했다. 실제로 '초인시대'는 '별그대'와 달리 B급 유머를 곁들인 드라마가 될 전망.
주연까지 꿰찬 유병재와 극중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이는 송지은과 배누리다. 특히 송지은은 이날 "러브라인 있다는 걸 리딩현장에서 처음 알았다. 정말 많이 놀랐다. 지금은 두렵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어떻게 써줄지 궁금하다. 호흡에 대해서는 눈빛으로 모든 리액션을 다 해준다"고 첫 드라마 연기 도전에 호흡을 맞추는 상대 배우 유병재에 대한 고마움도 추가했다.
최근 후보에 올랐던 '무한도전' 식스맨에서 탈락한 것에 대한 심경도 언급했다.
유병재는 "('초인시대' 때문에 바빠서) 거절했다고 하고 싶은데 (탈락한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나는 부족하고 다들 잘하셔서 그런 거다. 다 끝난 얘기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상처로 남았다. 떨어진 게 훨씬 좋다. 얼마 전 국무총리도 이렇게 안 뽑았는데 전 국민이 열을 올리고 있다. 이쯤에서 빠진 게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쉬운 마음도 전혀 없다"고 현재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더욱 '초인시대'에 올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만약에 들어갔을 때 '초인시대' 팀을 배신할 생각은 언제든지 하고 있었다. 내가 작가니까 날 죽일 수 있다. 빠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됐으니 '초인시대'를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치있는 발언들로 사회나 드라마를 둘러싼 문제들을 꼬집기도 했다. 유병재는 '쪽대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쪽대본이 나올 수가 없다. 쪽대본은 배우가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나오는 거다. 난 현장에 있으니 쪽대본이 생길 수 없다. 그냥 건네줄 것"이라고 말하며 "이미 반 이상 대본이 나와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시청률 공약'을 묻는 질문에 "시청률 5%가 된다면 1년 동안 열정페이만 받고 tvN에서 근무하겠다"는 말로 최근 문제가 된 '열정페이'를 부각시켰다. 다만, 뒤이어 "타깃 시청률이 아닌 가구 시청률 기준이다"고 구구절절한 사안들을 설명하며 심각하지 않은 웃음을 덧붙였다. SNS로 늘 해왔던 유병재식 화법이다.
앞서 JTBC '썰전'에서는 '무한도전'의 식스맨 후보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과정에서 유병재에 대해 '시간적으로 가장 한가한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출연자끼리 고개를 끄덕인 바 있다. 확실히 잘못된 판단이다. 현재 유병재는 '초인시대' 대본을 써내려가면서 주연배우까지 병행하는, '극한도전'을 하는 가장 바쁜 사람이니깐.
한편, 유병재가 극본과 주연을 동시에 맡아 화제가 된 '초인시대'는 'SNL코리아'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풍자 코미디를 통해 청춘들에게 세상에 쓸모 없는 사람은 없음을 이야기할 예정. 오는 10일 금요일 밤 11시 30분 tvN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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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