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백야'가 건진 건 화제성만이 아니다. 박하나는 '압구정백야'가 발견한 실력파 배우다. 드라마가 막장이라 욕할지라도, 극 중 감정들을 완벽히 열연해 흡입력을 높인다.
신인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쓰기로 유명한 임성한 작가는 '압구정백야'에서 또 한번의 모험을 했다. 인지도가 거의 없는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대거 포진됐다. 그러나 이들의 연기는 나무랄데 없었고, 그 중 박하나는 앞뒤 맞지 않는 전개 안에서도 날개를 단 채 연기에 몰입했다.
지난해 9월 첫 촬영에 돌입했던 박하는 어느덧 7개월째 백야로 살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박하나보다 백야로 살아가는 시간이 더 많으니,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그다. 박하나는 지난 7일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압구정백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박하나는 하마터면 '압구정백야' 주인공이 되지 못할 뻔 했다. 대본리딩을 한 뒤 촬영까지 돌입했던 배우가 있었으나, 박하나로 교체가 됐다. 이에 그는 오디션 후 거의 10일만에 촬영에 임하게 됐다.
"원래 기존 배우가 있던 상황에서 급하게 캐스팅이 됐어요. 오디션만 몇일을 봤어요. 여러 장면들을 연기해보라고 권하시더라고요. 그러다 촬영 10일 전 캐스팅이 확정이 됐죠. 오디션 준비로 캐릭터 파악은 되어 있던 상황이었고, 오디션을 통해 이미 백야라는 캐릭터에 몰입했었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촬영을 하게 됐어요."
임성한 작가 드라마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것은 신인 박하나에게는 뜻깊은 일이었다. 긴 무명 생활을 청산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개가 진행될 수록 박하나에 쏠렸던 초점은 주변 인물들로 분산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백옥담과 금단비에게 그 분량이 나뉘어졌다.
"섭섭하죠. 한 방을 보여줄 수 있는데.(웃음) 이렇게 가다가 엄마와 화해하게 되는 걸까 생각도 들어요. 피는 못 속이니까 같이 살다보면 현실에서도 정이 들 것 같아요. 작가님이 어떻게 써주실 지는 모르겠어요."
열정이 가득한 신인 배우라 할 지라도, 극적인 전개가 계속되는 대본이 100% 이해될 리는 없다. 특히 임성한 작가만의 스토리는 더욱 그러할 터.
"물론 100%를 다 이해하지는 못하죠(웃음). 그런제 작가님이 '어떤 것 같니' 하면서 생각도 물어봐주시고, 이해가 가지 않다가도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어요. 이제는 적응도 됐고 이해가 가요. 또 임성한 작가님이 실제 성향을 배역에 넣어 주시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는 부분도 있고요."
최근 '압구정 백야'에서 박하나는 다소 우울한 이미지로 나오는 중이다. 사랑하는 친오빠를 어이없게 잃고, 결혼 하루 만에 남편도 죽음으로 잃게 됐다. 두 사람의 죽음 이후 박하나의 성격은 180도 달라졌다. 감정 연기를 하는데 힘든 점은 없는지, 실제 성겨은 어떤 지 궁금했다.
"이미 백야에 이입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 없어요. 제 실제 성격은 매우 밝은 편이에요. 촬영장 분위기도 밝고요. 카메라가 꺼지면 오히려 밝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실제로는 잘 놀고 포장마차도 좋아하는 털털한 여자에요."
박하나는 '압구정백야'로 오랜 기간 촬영에 매진했지만, 공백기 없이 후속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일 할 때가 가장 재미있다는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후속 작품으로 어떤 것을 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캐릭터든 가리지 않고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굳이 바라본다면, 지금 캐릭터돠 다른 통통 튀는 밝은 캐릭터도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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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