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나가서 집으로 돌아오는 게임이다. 아무리 나가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5할 승률 아래서 애간장을 태우고 있는 LG, 한화, kt의 과제도 이 평범한 명제에서 시작한다. 득점권 타율을 높이는 것이 이 세 팀의 숙제로 떠올랐다.
LG, 한화, kt는 9일 현재 5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4승5패, LG는 4승6패, 그리고 kt는 개막 이후 10경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한화와 LG는 아직 시즌 초반이고 부상자들이 돌아오기 전이라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kt는 꼴찌 전력으로 애당초 큰 기대가 몰리지 않았던 팀이다. 다만 타율과 득점권 타율의 차이는 지적할 수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타선이 계속 답답한 흐름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1~2명이 가세한다고 금세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한화와 LG는 팀 타율 자체가 그리 나쁘지는 않은 팀들이다. LG는 2할7푼1리로 리그 전체 5위, 한화는 2할5푼7리로 6위다. 리그 평균(.267)의 오차 범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 자체가 약한 kt도 2할4푼2리의 팀 타율로 7위 삼성(.253)에 비해 여실히 처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득점에서는 모두 최하위권으로 떨어진다. 한화(35점), LG(33점), kt(28점)은 나란히 8~10위에 처져 있다.

저조한 득점권 타율 탓이다. LG는 2할7리로 8위, 한화는 1할9푼2리로 9위, kt는 1할8푼3리로 10위다. 리그 평균(.248)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주자가 들어올 수 있는 위치에만 가면 방망이가 더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 득점권 상황에서의 장타율도 떨어진다. 한화와 kt는 1개씩의 홈런을 쳤을 뿐이고 LG는 아예 홈런으로 편하게 득점권 주자를 불러들인 경우가 없다. 세 팀의 답답한 공격 흐름은 체감 뿐만 아니라 이런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화는 이용규와 최진행이 3할3푼3리로 분전하고 있을 뿐 중심타자들의 득점권 타율이 모두 떨어진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간판타자라고 할 수 있는 김태균은 1할6푼7리, 그나마 타격감이 좋다는 김경언은 1할4푼3리, 모건은 2할3푼1리다. 압박감이 작아지는 선수들도 있다. 팀에서 모건 다음으로 가장 많은 득점권 타석을 맞이한 정범모(16타석)의 득점권 타율은 8푼3리, 11타석을 맞이한 김회성은 아예 ‘0’이다. 김성근 감독이 타순을 조정하며 묘책을 찾고 있지만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LG는 오지환(.571)과 정성훈(.500)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역시 중심타선의 득점권 타율이 떨어지는 편이다. 7번 이병규(.143), 이진영(.143), 최승준(.111) 김용의(.154) 손주인(.111), 9번 이병규(.000) 등의 감이 저조하다. LG는 지난해 2할9푼의 수준급 득점권 타율로 장타력의 열세를 만회한 기억이 있다. 거포가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닌 만큼 이 문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키 포인트라고 할 만하다.
지독한 타선 침체에 빠져 있는 kt 역시 득점권에서 활로를 열어줄 만한 선수가 절실하다. 주로 4·5번에 위치하는 마르테(.143)와 김상현(.176)의 해결사 능력이 아직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박경수가 2할5푼으로 선전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득점권 타율이 저조해 헛심만 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득점권에서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면 단순히 잔루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의 한숨도 늘어나고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야 할 투수들의 부담도 늘어난다. 팀 분위기에 좋을 것이 없다. 득점권 타율을 높이는 왕도는 집중력밖에 없다. 부담을 떨쳐내고 집중력을 발휘해야 세 팀도 살 수 있다. 어쩌면 한 번의 물꼬가 중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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